세계보건기구(WHO)가 관절염 치료제인 `토실리주맙`을 중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위해 사용하라며 개발도상국의 의약품 조달을 위한 장치인 일명 사전적격성평가(PQ·Prequalification) 목록에 올렸다고 AFP와 로이터통신 등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약은 스위스의 대형 제약사인 로슈가 관절염 치료를 위해 만들었지만, 코로나19 중증·위중 환자에게서 발현되는 일명 `사이토카인 폭풍`을 억제해 이들의 사망률을 낮춰주고 입원 시간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고열이나 장기 부전 등을 수반하는 과잉 면역 반응을 뜻한다.
이미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 약을 코로나19 중증 환자용 치료제로 사용 승인을 권고한 상태다.
문제는 토실리주맙의 공급이 부족하고 저소득 국가에서는 1회 복용 시 약 600달러(약 72만원)가 들 정도로 비싸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WH0는 더 저렴한 복제약(제네릭 의약품) 형태로 생산을 촉진하기 위해 PQ 목록에 이 약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WHO PQ는 WHO가 개발도상국에 백신, 의약품 등을 공급하기 위해 안전성과 유효성 등을 평가하는 제도다.
유엔 등 국제기구가 주관하는 조달시장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WHO PQ 인증을 받아야 한다. 과거에는 백신에만 PQ 인증을 줬지만, 최근에는 항암제 등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WHO는 성명을 통해 "더 많은 기업이 WHO의 PQ 인증을 얻기 위해 나설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면 품질이 보증된 제품의 수를 늘리고 경쟁을 유발해 잠재적으로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WHO는 또 토실리주맙의 특허가 대부분의 용도에서 만료됐다며 "지적 재산권 장벽이 없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AFP는 WHO가 로슈와 중저소득 국가에서 가격을 낮추고 접근성을 개선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날 글로벌 제약업체 일라이 릴리의 새로운 항체치료제 `벱텔로비맙`을 오미크론 변이 치료제로 승인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이 약은 12세 이상의 경증이나 중등증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다.
지난달 FDA는 릴리의 항체치료제가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며 긴급 사용 승인(EUA)을 취소한 바 있다. 하지만 릴리는 지난해 말 새로운 항체치료제를 발표했고, 이번에 사용 승인을 받게 됐다.
미국 정부는 이미 60만명분의 치료제를 구매하기로 했으며 이달과 다음 달에 각각 30만명분의 치료제를 공급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