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중국 선수들이 금메달을 목에 걸자 국내 누리꾼들 사이에 `중국 혐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8일 부산의 한 대학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혹시 중국인 유학생있으면 알아서 자퇴해주세요"라는 게시글이 올라와 수십개의 `공감`과 함께 동조하는 댓글이 달렸다.
전날 열린 쇼트트랙 남자 1천m 경기에서 우리나라 선수 2명이 개최국 중국에 유리한 판정으로 탈락한 상황을 두고 분노한 것이다.
올림픽 개회식에 등장한 한복 논란 등을 거치며 누적된 국민 불만이 이번 편파 판정을 두고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반중 감정과 별도로 일부 대학 커뮤니티에서는 이처럼 학내 중국인 유학생을 상대로 도를 넘은 혐오 표현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쇼트트랙 경기가 끝난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대학 커뮤니티 곳곳에서는 중국인 유학생에 대해 `함께 수업을 듣기 싫다`는 등의 비하, 혐오 글이 줄을 이었다.
이를 두고 이번 편파 논란 등을 둘러싼 국민적 감정이 특정 국가 국민에 대한 폭력적인 인종차별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에 대해 문제 해결을 위한 항의를 하되 중국인 전체를 분노의 희생양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애스더 동국대 이주다문화통합연구소 연구초빙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를 통해 "분노를 표출할 통로가 필요하다 보니 단지 국적이 중국이라는 이유로 이번 일과 관련이 없는 중국인에게 혐오 발언을 하는 것"이라며 "한국 사람 중에서도 다양한 이들이 존재하듯 중국인도 모두 다르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온라인, 오프라인 등으로 중국인과 교류를 하면서 직·간접적으로 중국에 대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며 "이러한 교육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