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네. 셀트리온헬스케어를 덮친 분식회계 이슈.
성장기업부 정재홍 기자와 더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 기자.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까지 갈 수 있다는 말인데요. 파장이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기자>
네. 분식회계는 쉽게 말해서 회계사기, 회계부정을 저질렀다는 말입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증권선물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분식회계가 맞다고 판단한다면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대해 한국거래소가 주식 거래정지를 명령할 수 있습니다.
이후에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상장폐지를 논의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증권가에서는 상장폐지 가능성 자체는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례에서 증선위가 회계분식이 맞다고 판단해 주식 거래정지가 19일동안 이뤄졌지만 결국 기업의 계속성, 재무안전성, 개선계획을 토대로 상장 유지가 결정된 바 있습니다.
이른바 `대마불사`라고 해서 덩치가 큰 기업은 살려준다는 지적도 있지만 시장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상장폐지 결정 자체도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앵커>
지난해부터 셀트리온 주가에 대해 주주들의 불만이 상당했잖아요.
당분간 주가 반등은 쉽지 않은 게 사실이겠죠.
<기자>
셀트리온 주가는 지난해 연고점 39만원 대비해서 57%나 떨어진 16만원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바이오시밀러 시장 점유율 하락과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의 공급이 예상보다 못 하다는 지적에 따라 주가가 하락했던 건데요.
다만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인 연매출 2조 원에 근접한 증권가 예상치가 나왔고요.
렉키로나 유럽공급과 미국의 바이오시밀러 우호정책으로 시장점유율이 다시 오르고 있다는 기대 덕분에 연말에 반등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연말 9년만에 실시한 현금배당과 더불어서 최근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와 김형기 셀트리온헬스케어 대표가 자사주를 매수하는 등 1,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정책까지 주주친화 정책을 쓰고 있다는 점도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기도 했죠.
이런 조치에도 어제 발표된 MSD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 복제약 생산 소식이 주가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한 것을 봤을 때 당분간 실적보다는 회계부정 이슈가 그룹사 전체 주가를 지배할 거란 분석입니다.
현행법상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기간이 위법행위가 일어난 날부터 5년까지입니다.
금감원이 문제삼은 건 2017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상장을 앞두고 제출한 2016년 보고서이기 때문에 올해 3월까지는 분식회계 결론을 내야합니다.
증선위는 설연휴 이후 회의를 거쳐 3월에 결론을 내릴 방침입니다. 고의적으로 회계부정을 저질렀는지 여부에 따라 과징금 부과, 검찰 고발, 대표이사 해임 건의 등의 제재가 나올 수 있습니다.
<앵커>
셀트리온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3사 합병을 추진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번 회계부정 이슈가 합병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셀트리온은 셀트리온의 제품을 해외에 판매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 국내에 파는 셀트리온제약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제품 생산과 유통까지 한 회사가 맡아 비용을 줄이고 거래구조를 단순화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일감 몰아주기, 회계 논란도 잠재울 수 있는 카드입니다.
지난해 셀트리온홀딩스와 헬스케어홀딩스의 지주회사 합병은 마쳐 첫 단추는 꿰어졌지만 셀트리온과 헬스케어, 제약 3사간 합병이 이뤄져야만 진정한 효과를 낼 수 있죠.
그러나 분식회계 이슈 등 여러 악재로 기업가치가 하락해 있는 상태에서 3사 합병에 이 주가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현실인데 소액주주들이 손을 들어줄지 미지수입니다.
현재 셀트리온 그룹의 소액주주 비율은 셀트리온이 65%, 헬스케어가 55% 제약이 45% 수준이거든요.
합병을 추진시 소액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 즉 회사에 주식을 사달라고 청구할 권리를 단체로 행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불확실성이 높은 현재 상황에서는 일단 분식회계 이슈가 진정된 이후 합병절차 마무리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현재 셀트리온이 자사주 매입을 4월초까지 진행할 예정이어서 자본시장법상 자사주 매입이 끝나는 5월부터 합병 추진이 다시 시작될 전망입니다.
<앵커>
셀트리온 외에도 바이오주에게 고난의 1월이라고 할 정도로 악재가 많은 것 같습니다.
바이오업계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좋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KRX헬스케어지수가 지난 연말 반등했다가 올초부터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가라앉고 있습니다.
시장 전체에 있어서 미국의 금리 인상 공포에 나스닥 기술주들도 힘을 못 쓰는 조정장이 펼쳐지고 있다는 점도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제약바이오주에서 어떤 성과가 없었던 게 아니거든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통해 에이비엘바이오가 대규모 기술수출을 따냈고,
대웅제약도 당뇨병 신약 임상3상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알리면서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연초부터 오스템 임플란트 대규모 횡령사건, 신라젠 상장폐지, 매드팩토의 임상 부작용 이슈 등 부정적인 소식이 더 많았습니다.
특히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횡령액 규모만 2,215억 원에 달하는 오스템 임플란트 횡령사건은 전반적인 우리 기업의 재무안전성에 대한 의심을 초래한 사건이었기에 그 파장이 더 컸다는 분석입니다.
백신과 치료제 등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진 현재 시점에서 악재가 호재보다 많다보니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앞으로 바이오주가 다시 살아날 호재는 없는 겁니까?
<기자>
그나마 대형 제약바이오주들의 실적이 올해 개선될 거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연매출 2조원을 노리고 있고, SK바이오사이언스의 노바백스 공급과 자체 백신 개발이 상반기 중에 진행됩니다.
또 최근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국산 34호 신약을 개발한 대웅제약이 글로벌 영업망을 확대하면서 큰 폭의 이익 개선이 진행될 예정이고,
한미약품의 항암신약 파이프라인들의 미국 허가도 올해 이뤄질 전망입니다.
HK이노엔과 CJ바이오사이언스, 에스티팜 등 신흥 강자들도 시장에 등장했죠.
회계부정, 횡령사건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조금 걷히고 기업들이 실제 실적개선을 보여주는 시기가 되면 투자심리는 살아날 거라는 분석입니다.
<앵커>
네. 정재홍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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