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연 1.25%로 인상된 현 기준금리 수준이 실물경제 상황에 견줘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진단하면서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00%에서 연 1.25%로 인상한 직후 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처럼 말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이) 완화적이냐, 아니냐의 판단은 현재 경제 상황, 성장, 물가 등 여러 기준을 놓고 평가하게 된다"며 "오늘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성장과 물가의 현 상황, 그리고 전망 등을 고려해 보면 지금도 실물경제 상황에 비해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상 배경 중 하나로 금융 불균형 위험을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며 "이를 고려하면 경제 상황에 맞춰서 기준금리를 추가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한 차례 추가 인상 후에도 통화정책이 긴축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는 "앞으로의 경제 흐름, 저희가 추정하는 중립금리 수준, 준칙금리 여러 가지 기준으로 비춰 보면 기준금리가 연 1.5%로 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긴축으로 볼 수는 없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물가상승 압력이 당초 예상보다 확산하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한 달 전 물가상황을 설명할 때 2022년 2%를나타내고 상방 리스크가 클 거라고 말한 바 있다"며 "불과 한 달 사이지만 저희가 봤던 거보다 물가 상승 압력이 상당히 높고 범위도 상당히 넓다고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물가상승률이 2.5%였는데, 올해 연간 상승률이 작년 수준을 웃돌 것"이라며 "그렇다면 2% 중후반이 된다. 그렇게 큰 폭으로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은은 작년 11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물가상승률을 2.0%로 봤다.
이 총재는 특히 외식물가 상승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식물가는 기본적으로 하방 경직성이 있는데 외식 품목의 (물가 상승압력) 확산세가 상당히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긴축 수준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는 긴축할 상황은 아니고 경기, 물가, 금융불균형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소위 적정수준의 기준금리를 늘 평가할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시장과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상황은 스태그플레이션과는 다르다고 판단했다. 그는 "성장률이 지난해 4%, 금년 전망치가 3%인데, 잠재 수준을 상회하는 것을 감안하면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