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의회 폭동이 벌어진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여론은 민주와 공화 진영으로 팽팽하게 맞서고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1일(현지시간) 메릴랜드대와 함께 지난달 17∼19일 1천10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정부를 상대로 한 폭력 행위가 때로는 정당화될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이 35%로 지난 20여 년간 실시된 어떤 조사에서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는 이런 응답이 23%에 불과했으나 공화당 지지자 중에서는 40%, 무소속 중에서는 41%에 달해 정치적 성향에 따라 응답이 갈렸다고 WP는 분석했다.
지난해 1월 6일 벌어진 의회 폭동 사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서는 여론이 더 심하게 갈렸다.
`그렇다`는 응답이 민주당 지지자에서는 92%에 달했으나, 공화당 지지자 중에서는 27%에 그쳤다.
의회 폭동 사건은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승리에 불복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2021년 1월 6일 시위에 나섰다가 일부가 의회에 난입해 무력을 휘두르면서 경찰을 포함해 여러 명이 숨진 사건이다.
이 조사에서는 당시 의회에 난입한 시위대가 `대체로 폭력적`이라고 본다는 응답이 54%였다.
그런데 정당별로 보면 응답률이 극단으로 갈렸다.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는 `대체로 폭력적`이라는 응답이 78%에 달했으나 공화당 지지자 중에서는 26%에 그쳤다. 반대로 시위대가 `대체로 평화적`이라는 응답은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는 5%에 불과했고, 공화당 지지자 중에서는 36%에 달했다.
의회 폭동 여파로 민주주의에 대한 미국인의 자부심도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민주주의가 자랑스럽다는 응답이 2002년에는 90%에 달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54%로 떨어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대선 결과가 정당하다고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서도 69%는 그렇다고 답했으나 29%는 그렇지 않다고 답해 대선 불복 후폭풍이 가라앉지 않은 것으로 풀이됐다.
민주당 지지자의 88%와 무소속 74%는 부정 선거 증거가 없다고 답했지만 공화당 지지자 62%는 부정 선거 증가가 있다고 답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한 사람의 97%는 그가 합법적으로 당선됐다고 답한 반면 트럼프에게 투표한 사람의 69%는 합법적으로 당선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