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미국 인텔(Intel)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하는 1단계 절차를 완료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2일 중국 반독점심사 승인을 받은 후 인텔이 보유한 자산을 양수하는 데 필요한 작업을 마쳤다고 30일 밝혔다.
낸드플래시는 D램과 함께 메모리 반도체를 양분하는 품목으로, D램과 달리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저장되는 비휘발성 메모리다. 스마트폰, 서버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등에 탑재돼 데이터 저장 기능을 담당한다.
지난해 10월 인텔 낸드사업 인수를 결정한 SK하이닉스는 중국을 마지막으로 8개국 반독점 심사에서 모두 승인을 받았다. 이후 SK하이닉스는 총 계약금액 90억 달러(약 10조6천억 원) 중 70억 달러(약 8조3천억 원)를 1차로 인텔에 지급하고 인텔의 SSD 사업과 중국 다롄 팹(Fab) 등을 넘겨받았다.
나머지 20억 달러(약 2조3천억 원)를 오는 2025년 3월 지급하면 계약은 마무리된다. 이때 낸드플래시 웨이퍼 연구개발(R&D) 및 다롄 팹 운영 인력을 비롯한 관련 유·무형자산을 이전받는다.
SK하이닉스는 인텔 SSD 사업을 운영할 미국 신설 자회사의 사명을 `솔리다임`으로 정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이 회사 의장을 겸임해 인수 후 통합 과정을 진두 지휘한다. 최고경영자(CEO)에는 롭 크룩(Rob Crooke) 인텔 부사장이 임명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그동안 D램에 비해 열세에 있던 낸드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D램의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개 회사가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반면 낸드플래시 시장은 6개 사업자가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실제로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13.5%로 3위, 같은 기간 인텔의 시장 점유율은 5.9%로 6위였다. 양사의 점유율을 더하면 19.4%로, 2위인 일본의 키옥시아(19.3%)보다 높아진다. 삼성전자(34.5%)에 이은 2위 자리로 올라서는 동시에 D램 중심 수익구조도 개선될 것이란 기대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번 인수는 SK하이닉스 낸드 사업이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명실상부 글로벌 일류 기술기업으로 자리잡겠다"고 말했다.
롭 크룩 솔리다임 신임 CEO도 "새롭게 출발하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솔리다임은 메모리 분야의 혁신을 이끌 것"이라며 "데이터 산업이 인류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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