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삼성그룹이 미래 신수종사업으로 바이오사업을 낙점한 가운데 미국 바이오젠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미국 바이오젠은 삼성그룹이 바이오사업에 진출할 당시 합작법인을 설립했던 세계 10위권의 글로벌 제약사입니다.
이번 인수설이 나온 배경과 전망에 대해 양재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09년 바이오사업에 첫 진출한 삼성그룹은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상업화를 위한 합작법인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2011년 설립하면서 미국 바이오젠을 끌어 들였습니다.
이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제품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바이오젠은 삼성이 만든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생산과 판매를 담당해 왔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8월 시스템반도체와 바이오, 차세대 통신, 인공지능(AI) 등에 향후 3년간 240조원을 신규로 투자하겠다고 밝힌 이후 바이오업계에서는 인수합병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백신과 치료제의 중요성이 두드러지고 고령화가 가속하면서 바이오산업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는 데 따른 것입니다.
삼성이 인수에 눈독을 들이는 바이오젠은 올해 초 미국 식품의약국, FDA로부터 허가를 받은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아두카누맙` 등을 비롯해 신경질환분야에 특화된 바이오텍입니다.
바이오젠의 지난해 매출액은 134억 달러, 우리 돈 약 16조원 규모로 글로벌시장에서 독일 베링거인겔하임과 비슷한 19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수가 성사될 경우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글로벌 빅 파마를 인수하는 첫 사례가 된다는 점에서 바이오업계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승규 바이오협회 부회장
"바이오젠같은 기술력이 있고, 글로벌 마케팅이나 글로벌 브랜드가 있는 회사를 M&A(인수&합병)하게 된다면 국내 산업을 글로벌화하는데 장점이 있을 것이고, 한국 바이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도약하는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며, (만약 성공하게 된다면 이러한 전략들이 한국 바이오산업의 에코시스템(생태계)을 완성하는데 좋은 기회가 될 것)"
바이오업계에서는 이번 인수전에 있어 삼성전자가 직접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인수 자금만 약 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초대형 빅딜(Big-deal)이라는 점에서 자금 조달 부분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바이오젠을 인수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까지 차세대 신약과 바이오시밀러의 개발과 글로벌 판매망 구축, 의약품 위탁생산(CMO)까지 수직 계열화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입니다.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에서 스위스 론자, 독일 베링거인겔하임 등과 패권 경쟁을 벌였던 삼성그룹이 바이오사업에 진출을 선언한 지 13년만에 국내 바이오사업의 한 획을 긋는 초대형 M&A에 성공할 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양재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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