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2월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수소법.
하지만 법안 내용이 선언적인 수준에 불과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개정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기업들은 수소법 개정안을 빠르게 처리해 달라며 호소하고 있지만, 여야 갈등에 대선정국까지 겹치며 법안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신재근 기자입니다.
<기자>
현대차가 만든 수소화물트럭 엑시언트입니다.
이 트럭은 내년부터 국내에서 화물 운송을 시작할 예정으로, 오는 2030년엔 1만 대의 수소화물트럭이 도로 위를 질주할 전망입니다.
이 계획이 현실화 되려면 안정적인 수소 공급이 필수적인데, 현행 수소법으론 기업들이 수소 생산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법에 청정수소의 정의와 범위가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아 기업들이 어떤 수소를 생산해야 하는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수소는 크게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무탄소 수소와 탄소 배출이 발생하는 저탄소 수소로 나뉩니다.
기업들은 현재 무탄소 수소인 그린수소의 가격이 비싼 만큼, 저탄소 수소인 블루수소까지 청정수소의 범위에 포함시켜 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일부 정치권에서 청정수소에 그린수소만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수소법 개정안 심사가 미뤄졌습니다.
현대차와 포스코 등 16개 기업으로 구성된 수소협의체는 지난주 국회에 수소법 개정안을 빠르게 통과시켜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문일 /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그린수소는 양도 적고 가격도 비싸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조금 덜 깨끗해도 블루수소를 사용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수소는 공급과 활용이 있는데,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활용이 안돼요.]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선 최근 수소법 개정 논의에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한국경제TV가 수소법 개정안을 심사하는 국회 상임위원 10명에게 쟁점이었던 청정수소의 범위를 물은 결과, 청정수소에 블루수소를 우선 포함시킨 뒤 단계적으로 그린수소로 전환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회 산자위 관계자는 “그린수소에 인센티브를 주는 쪽으로 쟁점이 해소됐다”며 “추후 상임위가 열리면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대장동 특검을 둘러싼 여야 갈등과 대선정국으로 수소법 통과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12월 임시국회가 지난 13일 시작됐지만, 여야는 의사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까스로 수소법 개정에 대한 이견을 좁힌 여야가 정쟁에 사로잡혀 민생 현안을 등한시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신재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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