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태풍 `라이`가 휩쓸고 지나간 필리핀에서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외신에 따르면 필리핀의 유명 휴양지 중 하나인 보홀주의 아서 얍 주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주 내 시장들의 보고를 인용, 최소 6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얍 지사는 또 10명이 실종됐고, 13명이 부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태풍으로 인한 통신 두절로 주 내 48명의 시장 중 33명만 연락이 닿았다고 언급해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AP 통신은 보홀주를 제외한 재난 당국의 공식 사망자 집계는 최소 39명이라고 전했다.
통신은 또 태풍이 처음 상륙한 남동부 디나가트섬도 사망자 10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면서 이에 따라 태풍 라이로 인한 사망자는 최소 112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재난 당국은 보홀주 사망자와 관련해서는 공식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100명이 넘은 사망자는 올해 필리핀을 관통한 태풍으로 인한 사망자 중 가장 많은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태풍이 강한 위력을 발휘한 남부와 중부 지역에서는 통신과 전기가 끊기고 가옥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속출해 30만명 이상이 집을 떠나 대피했다.
또 300만명이 정전 피해를 봤다고 현지 일간 인콰이어러가 재난 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태풍 라이는 지난 16일 남부 민다나오 북동부의 관광지인 시아르가오섬에 최대 풍속 시속 195㎞로 상륙했다.
미국 태풍경보센터(JTWC)에 따르면 라이의 최대 풍속은 시속 259㎞에 달해 슈퍼 태풍으로 분류됐다.
이후 남부와 중부 지역을 지나면서 폭우를 뿌려 여러 마을이 침수되고 나무와 목조 건물이 떠내려갔다.
필리핀 재난 당국은 군경과 소방대원 등을 동원해 피해가 큰 지역에서 인명 구조 및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필리핀 국제적십자연맹(IFRC) 알베르토 보카네그라 회장은 "지난 10년간을 통틀어 12월에 발생한 태풍 중 가장 강력했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매년 평균 20개 안팎의 태풍이 지나가면서 농작물 유실과 가옥 파손 등 피해가 끊이지 않는 나라다.
2013년 11월에는 대형 태풍 `하이옌`으로 무려 7천300여 명이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