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에 부분적인 감염예방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프리카보건연구소(AHRI)는 화이자 백신의 2차례 접종효과를 측정하는 실험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되면 2019년 말 중국에서 처음 탐지된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보다 중화항체가 40분의 1로 감소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하는 것을 막는 방식으로 면역력을 형성한다.
하지만 엘렉스 시걸 AHRI 소장은 이 같은 면역력 손실이 "왕성하지만 완전하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시걸 소장은 "바이러스가 면역을 돌파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부스터샷을 접종하면 감염, 특히 위중증으로 이어지는 심한 감염의 위험이 아마도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부스터샷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은 접종해야 하고, 예전에 감염된 적이 있는 이들은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부스터샷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이번 연구결과를 해설했다.
남아공에서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를 둘러싼 주요 우려는 백신접종이나 감염을 통해 형성된 면역력을 무력화할 가능성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미크론 변이가 코로나19의 전염력을 키워 심각한 유행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예방효과 실험결과가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HRI는 남아공 더반에 본부가 있다.
이 연구소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2차 접종한 지 한 달 정도가 된 10여명의 혈장을 이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차단하는 항체의 농도를 측정하는 등 방식으로 이번 연구를 수행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연구가 기존 백신이 오미크론 변이를 막는 데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AHRI는 이번 연구가 초기결과에 불과하다며 오미크론 변이의 정확한 백신회피 수준에 대한 연구결과가 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지난달 25일 남아공에서 발견된 뒤 전 세계 연구자 450명 정도가 감염자 시료에서 오미크론 변이를 분리한 뒤 실험실에서 배양해 비슷한 연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