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신내역 주변이 투자열기로 뜨겁다.
그동안 이 지역은 더블 역세권임에도 부동산 시장에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올들어 서울에서 개발소식이 가장 많이 들리는 곳 중 하나가 됐다.
특히 연신내역 3번출구 주변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본 기자는 2021년 가을 끝자락에 연신내를 찾았다.
서울 은평구에 있는 불광천은 북한산 비봉에서 발원해 은평구 불광동과 서대문구 북가좌동을 지나 한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불광천의 이름은 예전부터 다양했다. 연서내와 연신내, 까치내, 그리고 한자로 연서천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 불광천의 발원지와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은 3호선·6호선 환승역인 연신내역이다. 지하철역에 가보면 병기되는 한자는 延新川로 쓰여있다.
현재 연신내역 주변에는 연서시장, 연천초등학고, 연신초등학교 등 옛 이름이 다양하게 남아있다.
▲ GTX A 노선·공공주택 복합사업 호재
연신내역 일대 개발의 방아쇠를 당긴 것은 GTX A노선이다. 지난 2017년 GTX A노선에 연신내역이 최종 포함되면서 개발 기대감이 높아졌다.
GTX A는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일산 킨텍스를 거쳐 연신내역, 서울역, 삼성역을 지나 동탄신도시까지 이어진다.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설계변경, 고양 창릉신도시 신규역 정차 문제, 안전을 우려한 주민들의 반대 등 다양한 이유로 정부가 당초 예상했던 개통시점인 2023년 말보다는 2~3년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GTX A노선은 GTX 노선 중 유일하게 착공(2018년 12월 27일)에 들어갔다는 점에서 주택 수요층의 큰 관심을 끌었다.
실제로 GTX A 노선 발표 이후 2018년 한 해 동안 은평구의 빌라 거래량은 5,412건으로 서울 전체거래량 4만8,756건의 11.1%를 차지했다.
서울이 25개 자치구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지분율 4%의 3배에 가까운 수치다. 그만큼 개발호재를 노린 투자수요가 많았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올해 2월 4일 대규모 주택공급계획인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방안`(2.4 대책)을 내놨다.
20번이 넘는 규제 일변도의 대책이 모두 실패하자 문재인 정부는 임기 1년을 앞두고 부랴부랴 공급대책을 발표했다.
주된 내용은 서울 30만호, 전국 80만호 주택공급이었다.
특히,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지방광역시에 신속하고 풍부한 주택공급을 위해 공공주택특별법을 개정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을 도입해 `역세권`, `준공업지역`, `저층주거지`로 나눠 주택부지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3월 31일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1차 후보지를 공개했는데, 서울 은평구와 영등포구, 도봉구, 금천구 등 4개구의 21곳이었다.
이 중 은평구는 9곳으로 가장 많았는데, 연신내역 주변 3곳이 포함됐다.
역세권 지구에 `연신내역` 인근 478가구, 저층주거지에 `불광1 근린공원` 인근 1,651가구, `불광동 329-32` 인근 1,483가구다.
향후 트리플 역세권이 될 지역인데 노후도가 75%를 넘었다는 점이 주된 선정이유가 됐다. 이후 이 3곳의 후보지는 단기간에 주민동의 2/3를 넘어섰다.
▲ `연신내역` 연말 본지구 지정 예정
많이 늦은만큼 도심에 빠르게 주택을 공급하려는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과 지역주민들 다수의 호응에 힘입어 `연신내역` 역세권 후보지는 10월 29일 예정지구로 지정됐다. (GTX A노선이 완공되면 `연신내역` 역세권 후보지 바로 앞에 출입구가 신설될 계획이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정된 당일 이곳을 찾아 주민들을 만났다.
노형욱 장관은 "주민분들의 높은 호응에 부합되게 연신내역 등 선도구역 후보지 사업들을 조기에 성공시켜, 도심복합사업이 기존 민간 위주의 주택공급 패러다임을 전환하게 하는 새로운 공급모델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확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 예정지구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해 일반에게는 시세의 약 60%, 주민들에게는 약 50% 수준의 분양가로 공급한다. (전용면적 84㎡ 추정분양가 / 일반 7억5천만 원, 주민 6억3천만 원)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은 `후보지 선정 → 주민설명회 → 지구지정 제안 → 예정지구 지정 → 주민 의견청취 →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 → 본지구 지정` 순으로 진행된다.
예정대로 올해 안에 본지구 지정이 완료되면 `연신내역` 역세권 후보지는 오는 2023년 6월 착공에 들어가 2026년 12월 입주를 한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은 LH 등 공공이 시행을 맡지만 주민이 민간브랜드(ex. 래미안, 자이)를 선정할 수 있고, 주민대표회의 운영 및 아파트 우선공급 등 민간 재개발사업 수준의 주민선택권을 보장한다.
이에 민간건설사들이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예정지구로 지정되자마자 이 지역에는 벌써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사전작업(?)이 벌어졌다. 기자가 현장을 가보니 벌써 GS건설과 중흥 아니 대우건설의 축하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 불광1 근린공원 예정지구 기대감
연신내역 역세권 다음으로 예정지구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 곳은 불광1 근린공원 인근이다.
불광동 공인중개사 A씨는 "불광1 근린공원 인근은 다음 달 초 주민설명회를 한다고 들었다"면서 "설명회를 하고 나면 예정지구로 지정될 것 같다. 연신내역 후보지 중에 단지가 가장 커서 주민들의 기대도 높다"고 말했다.
참고로 지금은 이 지역 빌라투자를 해도 입주권이 나오지 않는다. 현금청산 대상이다.
정부는 당초 2·4 대책 발표일 이후 사업지역 부동산을 매수하면 입주권을 주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지나친 규제라는 의견이 나오자 이후 공공주택특별법의 국회 본회의 의결일까지 이전등기를 마치면 우선공급권을 인정해주기로 했다.
2021년 6월말까지 이전등기를 마쳤다면 입주권이 나온다.
▲ 사업속도, `추정분담금`이 관건
정비사업에서 원주민들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은 결국 돈이다.
새롭게 도입되는 사업방식인 만큼 주민들이 추정분담금에 대한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 공공이 일방적으로 낮은 가격에 수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자산가치와 사업비용도 지가변동률,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사업계획인가 시점으로 보정했고, 실제로도 분담금은 사업계획인가 시점에 확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원주민 재정착을 위해 주민분담금도 민간 재개발사업보다 약 30% 이상 낮은 수준으로 평가해 민간 정비사업 진행시 예상 부담금보다 평균 1억3천만 원~1억9천만 원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광동의 불광(佛光)은 부처님의 서광이 서려있다는 뜻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그간 낙후된 곳으로 평가받던 불광동에 개발의 서광이 점차 비치고 있다.
<편집자주 : 서울 전역에 도시재정비 사업이 활발하다. 한국경제TV 부동산부 기자가 직접 재정비 지역에 임장(부동산 투자를 위한 현장 답사)을 통해 팩트에 기반한 생생한 정보를 가감 없이 제공하기 위해 `홍헌표 기자의 헌 집, 새집` 코너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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