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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런'된 요소수, 도대체 얼마나 중요하길래? [궁금타]

인화성·독성 없는 무색·무취의 수용성 액체
질소산화물 0.08g/km 이하 배출에 필요한 요소수
요소의 80%가량 중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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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런`된 요소수, 도대체 얼마나 중요하길래? [궁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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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주입구(노란색 원표시). 디젤차 주유구 옆에 파란 구멍이 있다.

경유차를 운전하는 분들이라면 최근 중국발 요소수 사태로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놓였을 겁니다.

특히 화물차 같은 1톤 이상 트럭을 모는 분들은 생계와 직결될 수밖에 없어 더 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죠. 이는 화물차 운전기사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관련 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증폭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와 관련해 ‘탱크로리 멈추면 주유소에도 가솔린 공급 안 되고, 마트도 물량 동나서 사재기 극성일 것’, ‘택배도 제때 못 받고 음식점 자영업자들도 재료 수급 못 받으니 피해 막심일 것’이라는 다소 현실적인 피해부터 ‘대형 화물차 공사 현장에 포클레인, 덤프 멈추면 공사도 멈출 것’, ‘인부들도 ’백수‘되고 운송요금도 폭등할 것’이라는 직·간접적인 관련 업계의 피해까지 광범위하게 우려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이 틈을 타 사재기를 하고 비싸게 되파는 파렴치한 수법들도 속속 고개를 드는 상황입니다. 그저 차량 첨가용으로 부가적인 존재였던 요소수가 대한민국 경제 전반을 뒤흔드는 빌런(악역)으로 급부상한 것이죠.

이번 [궁금타]에서는 요소수가 도대체 무엇이기에 이렇게 주목받는지 살펴보고, 최근 사태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요소수

● 디젤차의 필수품

요즘이야 친환경차라고 해서 전기차나 수소차가 주목받고 있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경유차량은 높은 연비 효율(연비)과 휘발유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경제성을 지닌 차로 각광받았습니다. 실제 디젤 엔진은 개발 역사도 가장 오래됐기 때문에 완성도가 가장 높은 내연기관 메커니즘으로 인정받기도 했었죠. 하지만 경유가 연소하면서 배출하는 검은 연기 즉, 배기가스가 질소산화물(NOx)를 다량 배출하면서 환경에 민감한 요즘 시대의 찬밥으로 낙인찍힌 것입니다. 질소산화물은 쉽게 말해 ‘미세먼지’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인체에 노출됐을 때 기관지염과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질소산화물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2014년부터 유로6라는 배출 기준을 정했고, 이 기준에 맞게 배출하기 위해서 요소수를 반드시 첨가해야 되는 것입니다. 디젤차 운전자들은 차량 주유구 옆에 파란색의 작은 구멍이 하나 더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 구멍이 요소수 주입구입니다. 이제부터 이 ‘파란 구멍’에 대한 궁금증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 요소수는 왜 넣어야할까요?

요소수는 말 그대로 물에 요소를 혼합한 액체입니다. 디젤차에는 SCR이라고 불리는 배기가스 저감장치(Selective Catalyst Reduction)가 의무적으로 장착됩니다. ‘선택적 촉매 환원법’이라고 불리는 작용에 활용되는 촉매제가 활동하는 공간인 것이죠.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SCR은 ‘우레아’라는 암모니아 수용액을 시동이 걸린 경유 차량의 배기가스에 분사해 질소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환원하는 시스템입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인체에 유해한 미세먼지의 주범인 질소산화물(NOx)이 물과 질소로 바뀌게 됩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를 통해 엔진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를 최대 85%까지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 요소수는 왜 주목받았을까?

앞서 말씀드렸던 유로6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유로6는 유럽연합(EU)이 질소산화물(NOx)을 줄이기 위해 내놓은 규제 기준입니다. 질소산화물을 km당 0.08g(0.08g/km) 이하까지만 배출해야 통과입니다. 지난 2014년 9월부터 국내 완성차와 수입차에 유로6 배기가스 기준이 적용됐는데, 이후 출시되는 디젤 승용차부터 이처럼 바뀐 기준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유로6 기준이 적용되기 이전에 생산된 경유 차량에는 SCR이 없겠죠? 이럴 경우에는 DFP라는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따로 장착해야만 하는데요. 이를 통해 차량에서 나오는 매연의 80%가량을 저감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 요소수가 부족하면 차는 어떻게 될까?

유로6 기준 적용 이후의 요소수 시스템이 적용된 디젤 차량의 경우, 요소수가 없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습니다. 요소수를 구하기 위해 화물차주들이 SOS를 요청하는 이유입니다. 특히 요소수가 부족하면 이와 관련한 시스템이 고장을 일으켜 큰돈을 들여 차를 수리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즉 계기판에 요소수가 부족하다는 경고등이 들어왔다면 지체 없이 문을 확인하면, 즉시 요소수를 보충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승용차의 경우 2만 Km에 한 번 보충하면 적절합니다. 다만 1톤 이상 경유 화물차의 경우에는 이보다 더 많은 요소수가 필요합니다. 장거리 주행이나, 많은 물동량을 싣고 다니는 대형 경유 차량의 경우 더 짧은 주기로 요소수 보충이 필요합니다.

AdBlue라고 적힌 상자에는 요소수가 들어있다. 최근 품귀현상을 겪으면서 사재기와 가격 상승 현상이 두드러진다.

● 요소수는 아무거나 넣어도 될까?

요소수는 인화성이나 독성이 없는 무색, 무취의 수용성 액체입니다. 다만, 잘 정제되고 품질이 좋은 요소수, 즉 ISO 22241 국제 표준규격에 맞는 정품 요소수를 주입해야 합니다. ISO 22241에 따르면 요소수의 요소 함량은 32.5%며, 60.5%의 탈이온수(정제수의 일종)를 쓰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따라서 관련 업계는 이 규격에 맞는 정품 요소수를 사용하기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만약 불순물이 많은 요소수를 계속 사용하면, 불순물이 요소수와 결합해 값비싼 SCR 시스템 등 부품이 망가질 수 있습니다. 최근 요소수 대란으로 해외 직구를 고민하시는 분도 계실 텐데요. 이 요소 함량 기준이 제각각인 경우가 많아 자칫 SCR 시스템을 망칠 수 있어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입니다. 게다가 질소산화물을 잘 걸러내지 못해 대기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죠.

● 우리나라는 요소수 생산 못하나?

문제는 요소수의 주원료인 요소를 전량 해외에서 수입한다는 점입니다. 더 큰 문제는 국내 수입하는 요소의 80%가량은 중국에서 들여온다는 점입니다. 평소에는 몰랐지만, 요소수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나니 `중국이 우리나라 경유 차량의 운행 여부를 좌지우지했구나`라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중국에 의존하는 차량용 제품 원료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자동차 차체와 차량용 시트 프레임, 항공기 등 부품 경량화 작업에 필요한 알루미늄 합금을 생산하는데 필수적인 원료인 마그네슘잉곳의 경우는 100%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마그네슘잉곳은 요소와 함께 최근 전력난으로 중국 정부가 생산을 통제하면서 공급 부족이 발생하고 있어 ‘제2의 요소수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는 다소 심각한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 `요소수 사태` 해결 방법은?

안타깝게도 지금 당장은 업계와 정부는 뾰족한 방법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원료의 국내 생산은 단기간 이루어지기도 쉽지 않아 해당 국가와 외교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 가장 급선무입니다. 궁여지책으로 환경부에서는 산업용 요소와 요소수를 차량용 요소수로 제조해서 사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를 위해 현재 산업용 요소와 요소수 시료를 확보하고, 성분을 시험·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자동차에 주입해 오염물질 배출 농도 테스트와 차량 결함 여부 등을 마치면 활용한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차량의 저감장치 시스템이 문제를 일으키는지를 확인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고, 다양한 변수를 예측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최근 일본의 반도체 관련 수출품목 규제로 인해 우리 산업계가 발칵 뒤집어진 일이 있었죠.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해외 의존도가 높은 원료나 재료는 국산화해야 한다는 따끔한 깨달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똑같은 상황을 맞이하면서 우리 정부의 안일한 대처는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요소수`라는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우리나라 산업 전반을 마비시킬 태풍으로 들이닥치지 않도록 보다 촘촘한 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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