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과 긴축 조짐에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며 3년물 국고채 금리가 3년 만에 연 2%를 돌파했다.
27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9.7bp(1bp=0.01%포인트) 오른 연 2.044%에 장을 마쳤다. 이는 2018년 10월 16일(연 2.048%) 이후 3년여 만의 최고치다. 또 같은 해 10월 24일(연 2.007%) 이후 처음 연 2%대로 마감했다.
10년물 금리는 연 2.487%로 3.0bp 상승했다. 2018년 8월 14일(연 2.503%) 이후 3년 2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8.2bp, 9.9bp 상승해 연 2.338%, 연 1.764%에 마감했다. 30년물과 50년물은 각각 0.5bp, 0.5bp 올라 연 2.443%, 연 2.443%를 기록했다. 20년물만 연 2.487%로 0.5bp 내렸다.
하락 마감한 20년물을 제외한 전 구간 금리가 연고점을 경신했다.
전 세계에서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고 긴축 우려가 확산하면서 금리는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임박과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 거론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21일 장중 1.7%대까지 치솟았다.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도 이달 초부터 연고점 행진 중이다. 지난주 단기물을 중심으로 내리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가 지난 22일부터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전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해 국채 발행 물량을 조절하고 긴급 바이백(조기상환)을 시행할 수 있다고 밝히자 금리 상승 폭이 다소 줄기도 했으나 이날 예상을 웃돈 호주 물가 상승세에 아시아 장에서 호주 금리를 비롯한 글로벌 금리가 일제히 올랐고, 국내 채권시장에도 다시 약세 압력이 커졌다.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분위기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다. 또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기조도 채권시장에 약세 재료로 작용했다.
다만 국고채 금리가 기준 금리 인상 등 상승 재료를 선반영한 만큼 지금 같은 급등세는 잦아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기준금리가 예상보다 빨리, 한 두 차례 더 인상될 수 있으나 장기물 금리에는 선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 국채 선물 매물이 금리 급등기였던 2013년과 2017년만큼 출회되고 있어 금리 급등세도 점차 진정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기술적으로도 국고채 금리 3년물 1.9% 중반, 10년물 2.4% 중반은 120개월 장기 이동평균선이라 저항선으로 역할도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