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21일 오후 우주를 향해 날아오른다.
우주 발사체는 수백명의 과학자와 기술자가 참여해 이뤄지는 거대과학(Big Science)의 진수 중 하나다.
대규모 비용을 쏟아붓고 나름대로 만전을 기하더라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어 가장 도전적인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으로도 꼽힌다.
누리호도 11년 7개월간의 개발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날 발사대에 올라섰다. 약 37만개의 부품이 원하는 시기에 적절한 성능을 내줘야 발사할 수 있는 만큼 성패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2010년 3월 개발사업이 시작된 누리호는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km)에 투입하기 위해 제작됐다.
누리호는 총 길이 47.2m, 중량 200t의 매우 복잡한 구조물이다. 각각 추력(推力)이 75t급인 액체엔진 4기가 `클러스터링`으로 묶여 있는 1단부, 추력 75t급 액체엔진 하나가 달린 2단부, 추력 7t급 액체엔진이 달린 3단부로 구성됐다.
이날 발사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누리호의 3단에 1.5t 모사체 위성(더미 위성)을 탑재하고 발사를 시도한다.
누리호의 `심장`인 엔진은 설계, 제작, 시험 등 개발 전 과정을 국내 연구진과 기업이 맡아 완성했다. 특히 1단부에 적용된 엔진 클러스터링은 폭발적인 추력을 내기 위해 4개의 엔진이 1개의 300t급 엔진처럼 동시에 점화해 정확하게 제어돼야만 하는 누리호의 핵심 부분이다.
누리호 부피의 약 80%를 차지하는 탱크 역시 모두 국내 기술로 만들어졌다.
3단짜리 누리호에 맞춰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는 제2발사대가 새로 구축됐됐다. 새로운 발사대의 설계와 제작도 모두 국내 기업이 담당했다.
누리호는 지난 2018년 11월 28일 시험발사체(TLV) 발사에 성공하고 올해 3월 25일 1단 종합연소시험도 성공적으로 끝내며 우수한 성능을 입증했다.
누리호의 발사 시각은 전날 발사 준비 상황을 비롯해 우주물체 충돌 가능성, 기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사관리위원회가 최종적으로 확정한다.
누리호 1차 발사는 오후 3시∼7시 사이로 잡혔으며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오후 4시 발사가 가장 유력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 시각 나로우주센터 주변 날씨는 대체로 맑을 것으로 예보됐다. 얇은 구름층이 형성될 것으로 보이나 발사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발사체 발사에 가장 큰 지장을 주는 뇌전도 이때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바람도 평균 풍속 초속 3m 정도로 잔잔할 것으로 예보됐다.
항우연은 발사체 성공에 중요한 변수 중 하나인 고층풍 분석을 위해 1회용 대기요소 측정기구인 라디오존데(Radiosonde)를 이날 최소 4번 띄울 예정이다. 공군 전투기도 미리 투입돼 누리호 항로를 따라 구름과 바람의 상황을 확인하는 작업도 이뤄진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