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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지금] 한복 입은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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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한복을 입고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한복을 입고 여민관 회의실에 들어섰다. `수문장` 탁현민 의전비서관이 입구에서 대통령을 맞았다. 좌(左)호승(정책실장), 우(右)영민(비서실장)…오색으로 차려입은 참모들과 눈이 마주치자 곧 웃음이 번졌다. 회의 참석자들은 기호에 따라 국무회의 격식에 걸맞는 한복을 각자 선택했다고 한다. 국가 최고 정책심의기구, `국무회의`가 저마다의 개성으로 넘쳐났다.

`갑분`(갑자기 분위기) 한복은 11일부터 17일까지 `가을 한복문화주간`을 맞은 `깜짝 이벤트`다. 격주로 열리는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가 마침 이 기간과 겹치면서 성사됐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난 봄에 있었던 한복문화주간 때는 황희 (문체부) 장관만 한복을 입으셨는데, 가을 한복문화주간에는 모든 국무위원들이 입자라는 얘기가 있었고, 오늘 그 약속을 지킨 것"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한복업계를 응원하고 한복의 세계화를 염원하는 의미가 있다. 문 대통령은 "한복은 세계인들로부터 아름다움과 고유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최근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새로 실린 한국어 스물여섯 개 단어에 한복(Hanbok)이 포함된 것은, 그만큼 세계인들의 높은 관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자부심을 높였다. K-팝과 K-드라마 열풍에 이어 `K-패션`의 원조인 한복까지 `붐업`하기 위한 희망도 읽힌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매년 명절 한복을 입고 국민들에 영상 인사를 전하긴 했다. 다만 공식석상에서 문 대통령이 한복을 입은 적이 손에 꼽을 정도인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김 여사가 꽤 자주 한복을 입었지만, 문 대통령까지 차려입은 것은 2019년 3·1절과 그 해 광복절 정도다. 이날 한복 입은 국무회의가 참신하면서도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한복을 명절뿐 아니라 삼일절, 광복절, 한글날, 개천절 같은 기념일 등에도 적극적으로 입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중 임기 내에는 삼일절 밖에 남지 않았다.

공식석상에서 한복을 입은 문 대통령. 왼쪽은 2019년 광복절 경축식, 오른쪽은 2019년 3.1절 기념식(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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