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나기 무섭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3일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국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신규 확진자는 2천133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같은 시간에 집계된 1천603명보다 530명 많다.
오후 9시 중간 집계 확진자가 2천명을 넘은 것은 지난달 10일(2천21명) 이후 44일 만이다. 2천133명 자체는 동시간대 최다 기록이다.
수도권을 중심 확산세가 거센 상황에서 연휴 기간 이동 증가, 사적모임 확대 등으로 인해 전국적 유행이 심화될 수 있다는 당국의 우려가 현실화한 셈이다.
이날 확진자가 나온 지역을 보면 수도권이 1천561명(73.2%), 비수도권이 572명(26.8%)이다.
시도별로는 서울 893명, 경기 529명, 인천 139명, 대구 125명, 충남 75명, 충북 49명, 전북 47명, 경북 46명, 강원 43명, 광주 42명, 대전 37명, 경남 34명, 부산 28명, 울산 19명, 제주 14명, 전남 12명, 세종 1명이다.
전국 17개 시도에서 모두 확진자가 나왔다.
집계를 마감하는 자정까지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24일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 수는 이보다 더 늘어 2천200∼2천300명대, 많으면 그 이상이 나올 수도 있다.
2천221명(8월 11일 0시 기준)을 넘어서면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 기록이 된다.
전날에는 오후 9시 이후 113명 늘어 최종 1천716명으로 마감됐다.
지난 7월 초 시작된 4차 대유행은 두 달 보름 넘게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하루 확진자는 지난 7월 7일(1천211명) 이후 79일 연속 네 자릿수로 이어갔으며, 24일로 80일째가 된다.
최근 1주간(9.17∼23) 발생한 신규 확진자만 보면 일별로 2천8명→2천87명→1천909명→1천604명→1천729명→1천720명→1천716명을 기록해 최소 1천600명 이상 나왔다.
이 기간 해외유입을 제외한 지역발생 확진자는 하루 평균 1천795명이다.
지역별로는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의 상황이 연일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1주간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을 보면 서울 6.9명, 인천 4.6명, 경기 4.2명 등 수도권 평균은 약 5.3명에 달했다.
이는 전국 평균치(3.5명)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충청권(2.4명), 강원권(2.4명)을 제외한 비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1명대 발생률을 나타내는 것과도 큰 차이가 있다.
더욱이 연휴 대규모 인구 이동에 따른 여파가 다음 주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여 감염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현 추세대로라면 확진자 규모가 커져 적게는 2천300명대, 많게는 3천명 이상에 달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주요 신규 집단발병 사례를 보면 병원, 직장, PC방, 주점 등에서 새로운 감염 고리가 확인됐다.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교 부속 서울병원에서는 최소 45명이 확진됐다.
비수도권에서는 대구 달성군의 한 유흥주점과 서구 소재 노래방을 중심으로 총 88명이 확진됐다. 해당 업소는 특정 국가 출신 외국인이 주로 찾는 곳으로, 현재 검사가 진행 중이어서 추가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
경북 경산시의 한 PC방과 관련해선 이용자 13명을 포함해 총 15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강원 속초시에 소재한 유흥업소에서는 종사자와 이용자 등 11명이 확진돼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시장, 실내체육시설, 모임 등을 고리로 한 산발적 감염이 잇따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