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을 한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위원들 상당수가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다.
한국은행이 14일 공개한 ‘금통위 정기 의사록(8월 26일 개최)’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일반인들의 기대인플레이션 수준이 다소 상승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소폭의 기준금리 인상은 매우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가는 것”이라며 “소폭의 그리고 점진적 금리인상은 금리수준의 정상화와 미래 통화정책 여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관점에서 더 미루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한 위원은 금리인상 의견을 제시하며 “통화정책 기조를 우리 경제의 안정적 성장에 적합한 수준으로 정상화하기 위한 첫 단추”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경제위기 상황에 대응하여 이례적 수준으로 완화한 금융여건의 정상화를 더 미루기 어렵다"며 "추가 조정의 정도와 시기는 향후 성장 및 물가 흐름 변화, 금융불균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 정책조정(금리인상)을 지연할 경우 향후 급격한 정책조정의 가능성이 더 커지게 된다"며 "자산시장과 실물경제의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취약부문의 어려움이 더 가중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주택가격의 급등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바탕으로 금리인상 의견을 내놓은 금통위원도 있었다.
그는 "주택가격의 가파른 상승은 국민 실질구매력과 삶의 질을 저하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선진국에 비해 자가주택보유율이 낮은 상황에서 주택가격의 빠른 상승은 가계간 부의 편차를 높여 미래 소득불균형 심화로 이어진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민간부문의 지속적 레버리지 증가는 미래 소비와 투자의 여력을 줄여 빠른 인구구조 변화와 더불어 우리 경제의 중장기적 활력을 더욱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경제회복이 어느 정도 진전돼 4% 내외의 성장률이 전망된다"며 "(완화적 통화정책을) 더 이상 지속하는 것은 정의 효과보다 부의 효과가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위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 안정 목표치를 웃도는 기간이 한은 조사국 전망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며 "리스크를 적절하게 관리하지 않을 경우 미래의 경제성장과 금융안정을 저해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경제충격이 일부 대면산업에 집중·심화되고 있는 만큼 금융중개지원대출 등을 통한 선별적 지원을 지속·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제시한 주상영 금통위원은 "올해 성장률이 4를 실현하더라도 올해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2019년 GDP와 견줘 3% 늘어나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올해 민간소비는 2019년 수준에 2% 이상 미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준금리의 미세조정으로 주택가격의 변동성을 제어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통화정책이 주택시장 안정에 유효할지 입증되지 않았다"며 "기준금리 인상으로 일시적 억제가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