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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장은 멈춰섰지만..."계약만 하면 신고가 경신"

서울아파트, 거래절벽속 신고가 경신
단기급등,금리인상 재료에도 매수대기 여전
전셋값 급등에 반전세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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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에 금융권의 대출 규제, 금리 인상까지 맞물리면서 최근 아파트 매수세가 뜸하지만, 계약이 됐다 하면 최고가로 거래되는 분위기는 여전합니다."
29일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일대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의 말이다.
서울의 아파트값이 고점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계속 오르고 가격 부담으로 `거래절벽` 상황을 맞았지만, 집값은 좀처럼 내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시장에는 집값이 너무 올랐다는 인식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집값이 저평가된 중저가 단지나 재건축 추진 기대감이 있는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며 매도자 우위의 시장이 유지되고 있어 집값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 "상투 잡을라…" vs "재건축·중저가 추가상승 여력 있어"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천442건으로, 지난달(4천609건)의 3분의 1에 미치지 못한다.
주택거래신고일은 계약 후 30일 이내로, 신고 기간이 아직 남아있어 거래량은 더 늘어나겠지만, 추세로 볼 때 올해 가장 적은 거래량을 기록했던 4월(3천666건) 수준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
최근의 거래량 감소는 정부의 경고처럼 `집값이 고점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시장에도 퍼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다중 규제에도 쉬지 않고 무섭게 치솟던 집값이 고점에 도달해 이제 더 오르긴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조급한 마음으로 내 집 마련을 고민하던 수요자들이 거래에 더 신중해졌다는 것이다.
아현동 H 공인 대표는 "집값이 너무 올랐고 최근 대출 규제 등이 더해지면서 매수를 망설이는 실수요자들이 꽤 된다"고 귀띔했다.
다만, 집값 고점 논란에도 주요 재건축 추진 단지와 아직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 외곽 지역의 중저가 단지에는 매수세가 꾸준히 이어지며 신고가 거래도 계속되고 있다.
강남권 대표 재건축 단지인 은마 전용면적 84.43㎡는 7월과 8월 역대 최고 가격인 26억2천만원(11층·4층)에 2건 거래가 이뤄진 뒤 지난 11일 여기서 500만원 오른 26억2천500만원(4층)에 거래돼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아파트5단지의 경우도 전용 76.5㎡가 지난 18일 25억8천만원(4층)에 신고가로 거래되며 직전 신고가인 25억800만원(지난달 24일·10층) 보다 7천200만원 올라 고점을 높였다.
강남권 다음으로 고가 아파트가 많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에서도 최근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89㎡가 19억원(17층)에 매매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올해 1월 세운 신고가 기록인 18억7천500만원(21층)보다 2천500만원 오른 값이다.
지난 2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 0.5%에서 0.75%로 0.25%포인트 올리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이자 부담 증가 등이 예고됐지만, 아직 현장에서 큰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영등포구 신길동 우성5차 84.98㎡는 금리 인상 발표가 있던 26일 9억1천만원(15층)에 신고가로 거래되며 처음 9억원을 돌파했다.
인근에서 영업하는 I 공인 대표는 "지금은 집주인들은 물건을 안 내놓고, 내놓더라도 가격을 올려 내놓는 상황"이라며 "금리 0.25%포인트 오른 걸로는 시장이 꿈쩍도 안 한다. 금리를 추가로 좀 더 올리면 시장에 영향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노원구 중계동 염광아파트 역시 84.78㎡가 지난 26일 9억8천만원(17층)에 거래되며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이는 같은 아파트 비슷한 면적인 84.5㎡가 6월 8억8천500만원(15층·16층)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개월 사이 1억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현재 해당 평형 매물은 9억5천만∼11억5천만원에 나와있다.
중계동 N 공인 대표는 "금리가 올라도 무주택자들은 집 한 채는 가져야 한다는 인식이 여전하다"며 "매수세가 아주 강한 것은 아니지만, 계약이 꾸준히 성사되고 있다"고 전했다.
수도권 역시 비슷한 분위기다.
최근 집값 상승세가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인천의 경우 연수구 송도동 송도아트윈푸르지오 84.98㎡가 26일 9억8천만원(43층)에 계약서를 써 역대 최고가격에 거래됐다.
인근 S 공인 대표는 "최근 한 달 사이 아파트값이 1억∼2억원씩 오른 것 같다"며 "층수·동향 등 조건이 좋은 물건은 12억∼14억원까지 나와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송도·청라신도시 쪽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가파르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성포동 선경아파트 인근 S 공인 대표도 "금리인상 영향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집주인이 터무니없이 가격을 높여 내놓지만 않으면 꾸준히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 전셋값 치솟으며 `반전세` 찾는 세입자 늘어
전셋값 역시 떨어지지 않고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공급 부족 탓이다.
서울은 재건축 등 정비사업 이주수요가 있는 지역과 학군·역세권 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며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원 조사에서 이번 주 서울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04.0으로 전주보다 1.0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재작년 10월 넷째 주 이후 1년 10개월 동안 줄곧 기준선을 상회한 것이다. 이 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중계·상계·월계동 등 강북 주요 학군이 있는 동북권이 106.7로 가장 높았고, 목동 등 학군이 있는 서남권은 103.3, 대치동 등 학군과 반포동 등의 재건축 이주수요가 있는 동남권은 103.0으로 조사됐다.
중계동 N 공인 대표는 "새 학기를 앞두고 전세 수요가 많은 가을 이사철이지만. 인근 1천여가구 단지에서 30평대 전세 매물은 아예 없다"며 "작년 임대차법 시행 이후 매물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성동구 옥수동 H 공인 대표는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는 물량 부족 현상이 일상화된 것 같다"며 "기본적으로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가 많고 집주인이 들어와 살겠다고 나서는 경우도 적지 않아 시장에 나오는 물건은 예전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셋값 급등으로 반전세를 찾는 세입자들도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현동 H 공인 대표는 "전셋값이 뛰면서 예전엔 집주인들이 반전세·월세를 놓겠다고 나섰는데, 요즘은 보증금이 부담된다며 세입자들도 반전세를 찾는 일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신길동 I 공인 대표도 "반전세·월세는 세입자 입장에서 별로 선호하지 않는데, 요즘 반전세를 원하는 세입자들도 점점 늘고 있다. 전셋값이 올라서다. 대출 규제가 막히면서 전세 대출도 막혀 목돈이 들어가는 보증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이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9천409건 가운데 월세나 월세를 조금이라도 낀 형태의 임대차 거래는 39.2%(3천689건)로 집계됐다. 지난해 서울 전체 임대차 거래에서 이 비율은 31.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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