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뉴욕증시 A to Z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저희가 이야기 할 기업은 어떤 기업인가요?
<기자>
티커명이 `SOFI`, 올 6월 스팩 합병으로 상장된 미국 핀테크기업 소파이입니다.
지난주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에 구글과 아마존 등을 제치고 3위에 올랐는데요.
사실 소파이에 대한 한국 투자자들의 관심은 사실 상장 이전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넥스트 페이팔, 넥스트 스퀘어`로 소파이를 주목하는 모습인데요.
최근에 주가가 크게 떨어졌는데, 오히려 서학개미 톱픽에는 올라서 오늘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앵커>
`소파이`, 한국으로 치면 토스와 좀 유사한 것 같습니다.
<기자>
네, `Social Finance(사회적 금융)`를 줄여 `SoFi`라는 이름이 된 것인데요.
학자금 대출이 이 기업의 태생이자 가장 주력하는 상품입니다. 시작이 스탠포드 MBA 출신들이 모여서, 졸업생들이 재학생에게 "학자금을 낮은 금리로 빌려주자" 이런 취지로 창업을 한 것인데요. "스탠포드 출신이면 대출도 잘 갚을거야"라는 믿음이 깔려 있었겠죠. 실제로 학력과 직장 경력을 주요 신용평가 지표로 현재까지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한 일반 예적금상품, 모기지론, 신용대출, 신용카드, 그리고 주식·코인 투자까지 금융관련 서비스로 영역을 키웠습니다. 월급통장은 A은행, 증권투자는 B증권사, 코인투자는 C은행계좌, 또 대출은 D은행 이렇게 나뉘는 경우가 미국은 더 많거든요. 이걸 SoFi 하나로 손쉽게 가능하게 하고, 또 수수료도 파격적으로 줄인 것이 이 회사의 강점입니다.
<앵커>
혁신적 금융서비스가 강점이다 이렇게 보여지는데, 최근 주가가 급락한 이유는 뭡니까? 실적이 안 좋았나요?
<기자>
2분기 실적도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이 있긴 했습니다. 실적은 뒤에서 좀 더 자세히 짚어보도록 하구요.
어닝콜에서 밝힌 3분기 가이던스도 시장의 기대보다 성장세가 낮았는데요. 소파이의 가장 핵심은 학자금 대출이라고 말씀드렸죠.
그런데 현재 바이든 정부가 학자금 대출 지원 정책을 대대적으로 이어가고 있죠. 코로나 팬데믹 기간 학자금 대출 상환을 유예해왔는데, 이를 올 9월에서 내년 1월까지 최근에 다시 연장했습니다. 이 정책이 소파이에게는 신규 학자금대출이 줄어드는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이에 앞서서 주가가 떨어진 것은 `락업 해제` 요인이 절대적이었다 라고 보여집니다.
<앵커>
락업 해제, 그러니까 보호예수 해제 이슈가 있었다는 이야기군요?
<기자>
맞습니다. 소파이는 스팩 합병 방식으로 상장됐다고 말씀드렸죠. IPOE 스팩과 합병을 했는데요. 페이스북 전직 부사장 출신인 차마스 팔리하피티야가 이끄는 `소셜 캐피털`에서 상장한 스팩입니다. 차마스는 버진 갤럭틱, 오픈도어, 클로버헬스 등 굵직한 스팩합병 상장을 성공 시킨 바 있는 이 분야의 큰 손 인데요. 문제는 최근 들어서 스팩주들의 상장 초기 수익률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바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스팩이 발행하는 워런트, 신주인수권을 회계상 부채로 처리하도록 한게 기점이었는데요. SEC가 스팩 투자 열풍에 제재를 건 조치인데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스팩을 상장할때 보통주가 아니라 1Unit으로 발행을 하는데요, 여기에 보통주 1주와 워런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워런트가 나중에 주식을 추가로 살 수 있는 인센티브 같은거죠. 초기 투자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주식을 더 사들일 수 있는 신주인수권이 회계상 상장하는 기업의 부채로 반영되게 되면서 기업들도 스팩 상장을 꺼려하고, 또 투자자들도 장기 투자보다 빨리 이익실현하고 나오게 만든 것이죠.
소파이 역시 최근 주가 흐름을 보면 6월 말에 33%가, 그리고 7월 말에 50%가 락업 해제 되면서, 이를 앞두고 주가가 선반영, 미리 좀 크게 떨어지는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이제 남은 마지막 락업 해제 일정은 11월 말인데, 17% 정도여서 사실상 락업 해제 이슈는 해소됐다고 시장은 보고 있습니다.
<앵커>
소파이도 스팩의 워런트 부채 반영이 실적에 영향을 미친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2분기 실적을 보면 손실 규모가 컸습니다.
지난 1분기때는 780만 달러 흑자를 나타내면서 올해 첫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를 높였는데, 이번 2분기에서 1억6530만달러 적자를 나타냈는데요.
EPS는 $0.48 순손실로, 시장의 예상보다 무려 8배나 높게 손실 폭을 키웠습니다.
이에 대해 소파이 측은 SPAC합병으로 워런트 공정가치 변동과 주식 보상비용이 큰 부분을 차지했고, 스톡옵션 등 일회성 비용들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실질적인 순손실은 2100만달러 정도로 전문가 예상치와 비슷한 수준이란 설명입니다.
발표한 2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사실 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매출(Adjusted Revenue)이 전년도 대비 74% 증가하며,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었습니다.
<앵커>
이전에 다뤘던 로빈후드, 로블록스 등 미 주식시장의 성장주들 중에서 코로나 팬데믹 기간 성장세를 두드러지게 나타낸 경우가 많았는데,
소파이 역시 이 기간 성장한 기업인가요?
<기자>
소파이의 경우 코로나 팬데믹이 플러스, 마이너스 요인이 둘 다 작용한 측면이 있는데요.
먼저 일단 가입자 많이 늘었고, 이 성장세가 꾸준히 커지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입니다.
그래프를 한번 볼까요? 지난 2019년부터 소파이의 유저수가 얼마나 늘었는지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번 2분기 기준 이용자가 256만명, 전년도 대비 113%,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또 아래 숫자가 연간 성장률인데, 성장률 자체가 한 번도 줄지 않고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이 주목할 만 합니다.
코로나 팬데믹 효과도 봤고, 게임스탑 사례 때 `로빈후드 대신에 소파이로 갈아타자` 이런 움직임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 했던 것처럼 바이든 행정부의 학자금 대출 지원이 소파이의 신규 학자금대출 규모를 줄이는 결정적 원인이 된 것은 마이너스 였겠죠.
이번 어닝콜에서 밝힌 3분기 전망 가이던스가 월가 전망치보다 낮게 나왔습니다. 앞서 매출이 2분기에 74% 성장했다고 설명드렸는데, 3분기를 한 15% 정도 성장한다고 전망한 것이죠.
다만 정치적 변수가 생겼음에도 올해 전체 매출 가이던스는 당초 수준을 유지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합니다.
올해 총 매출은 9억 8천만달러, 전년도 대비 58% 성장을 나타낼 것이다 라고 전망을 했는데요. 학자금 대출 대신 다른 사업에서의 성장세로 전체 전망에는 지장이 없다는 계산입니다.
<앵커>
현재 소파이의 CEO가 상당히 핀테크업계, 그리고 월가에서도 주목하는 인물이 아닙니까?
<기자>
네, 트위터 출신, `트위터 2인자`로 유명했던 앤서니 노토인데요. 앤서니 노토는 트위터에서 CFO, COO를 역임했고, 그 이전에는 골드만삭스 하이테크와 미디어, 통신 분야 투자은행 업무를 담당해오며, 트위터의 IPO를 이끌어낸 주요 인물로 이름을 알렸죠.
지난 2017년 소파이의 공동창업자인 마이크 캐그니 이전 CEO는 성추행 스캔들과 매니저들의 횡령 사건이 겹치며 물러났었습니다. 당시 이 위기를 타개할 새로운 리더십으로 앤서니 노토가 낙점된 것이죠. 강한 추진력을 가진 불도저형 CEO로 유명합니다.
실제로 소파이의 상장과 사업 다각화는 앤서니 노토의 역할이 컸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주식매매나 신용대출, 고금리 예금상품, 직불카드, 리워드 서비스까지 노토 CEO 취임 후 추진되면서 단순 대출 스타트업에서 원스탑 핀테크, 미국 MZ세대를 위한 미래 금융서비스가 됐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월가에서 보는 소파이의 목표주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소파이가 상장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나와있는 보고서가 2개 뿐입니다. 목표주가는 $23, $30 이렇게 형성되어 있는데요. 지금 주가에 비해서는 그래도 상승 여력이 더 있다고 보는 셈이죠.
하지만 `고평가 됐다`는 일부 지적과 `투자 시점에는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오고 있으니 이 점 역시 염두에 두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앵커>
네, 오늘 여기까지 듣죠.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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