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자연사박물관 연구진이 코스타리카의 박쥐 둥지를 관찰한 결과 새끼 박쥐도 사람처럼 옹알이를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19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다.
연구진은 코스타리카에 서식하는 새끼 큰주머니날개박쥐(학명 Saccopteryx bilineata)가 어미를 따라 리듬감 있는 소리와 핵심 음절을 반복해서 소리내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이 이날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는 큰주머니날개박쥐가 내는 소리의 독특한 특징이 담겼다.
성체가 된 어른 큰주머니날개박쥐는 핵심 음절을 반복하는 노래를 하고, 새끼 박쥐는 인간 아기의 옹알이와 비슷한 `다-다-다-` 소리를 리듬감 있게 반복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새끼 박쥐의 옹알이는 사람의 아기와 같이 의사소통의 기초를 제공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BBC는 전했다.
이번 연구의 수석연구원인 아하나 페르난데스 박사는 "그들은 일출부터 일몰까지 옹알이하면서 소리를 연습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박쥐들은 실제로 노래를 부르는 새들처럼 노래한다"며 "그래서 그들은 매우 정교한 음절의 뚜렷한 의사소통 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른 큰주머니날개박쥐가 만들어내는 모든 다양한 음절 유형을 알고 있다"면서 "새끼 박쥐의 옹알이는 어른 박쥐의 소리를 연상시킨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인간의 말은 발성 기관을 정밀하게 통제해야 가능하다면서 유아기 옹알이는 발성 기관을 통제하기 위한 연습에 해당한다고 소개했다.
큰주머니날개박쥐는 지금까지 알려진 옹알이를 하는 유일한 박쥐 종이다.
페르난데스 박사는 "전 세계에 1,400종 이상의 박쥐가 서식하고 있다"면서 "(옹알이하는) 또 다른 박쥐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