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을 촉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아프간 철군에 대한 미국민의 여론이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3∼16일 유권자 1천999명을 상대로 여론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9%가 바이든 대통령의 미군 철수를 지지했다. 이는 지난 4월 같은 조사의 69% 지지에서 20%포인트나 빠진 것이다.
응답자의 37%는 바이든 대통령의 철군 결정을 반대했다. 이 역시 지난 4월 조사의 16%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프간 철군 방침을 이어받아 철군을 개시, 이달 말까지 끝낼 예정이었다. 하지만 미군 철수 속에 탈레반이 세력을 급속히 확장해 지난 15일 수도 카불을 점령하며 시계를 20년 전으로 되돌렸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17일(현지시간) "이번 결과는 바이든의 아프간 출구 전략에 대한 비판, 특히 공화당으로부터 비판이 비등한 가운데 나왔다"고 전했다.
당파를 떠나 전체적으로 철군 여론이 악화한 가운데 민주당 지지층의 철군 지지는 지난 4월 84%에서 이번 조사에서는 69%로 하락했다.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52%에서 31%로 철군 지지율이 떨어졌다. 무당층의 철군 지지는 41%로, 지난 4월의 66%에서 급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대국민 연설에서 아프간 정부의 붕괴가 예상보다 빨랐다고 인정하면서도 아프간 정부가 포기한 상황에서 국익 없는 전쟁을 반복하지 않겠다며 철군 결정을 옹호했다.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는 ±2%포인트다.
로이터 통신과 여론조사기관인 입소스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이번 아프간 사태로 바이든 대통령이 심각한 역풍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실시된 전국 여론조사 결과 미국 성인의 46%가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지지했다.
로이터와 입소스가 13일 같은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지지율 53%와 비교해 7% 포인트나 떨어진 결과다.
또, 지난 1월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후 실시된 주간 여론조사 결과 중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