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싱가포르에 카카오 자회사 `크러스트(Krust)`가 설립됐다.
크러스트는 역시 싱가포르에 위치한 비영리 법인 `클레이튼 재단`과 함께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생태계를 전 세계로 확장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전까지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가 주도했던 클레이튼 블록체인 개발 및 생태계 확장의 역할이 싱가포르로 옮겨간 것이다.
블록체인은 카카오가 추진하는 해외 진출의 핵심 전략이다. 카카오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는 2018년 `카카오 3.0`을 선언하면서 글로벌 진출 핵심 전략으로 콘텐츠와 함께 블록체인 사업을 꼽았다.
크러스트는 송지호 카카오 공동체성장센터장이 대표를 맡는다.
송 대표는 카카오 창업 원년 멤버로, 김 의장의 최측근이자 그룹 내 실세로 꼽힌다. 그는 그간 싱가포르에 머물면서 카카오 경영 전반에 관여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역시 카카오 창업 멤버이자 김 의장의 측근인 강준열 전 카카오 최고서비스책임자(CSO)도 크러스트에 합류했다.
카카오에서 최근 6년 동안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낸 신정환 전 총괄부사장도 이 프로젝트에 함께한다.
현재 카카오는 클레이튼의 국내·외 거버넌스 카운슬(기술·사업 등 주요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협의체) 기업 32곳을 확보하고 각사의 사업 영역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클레이튼 생태계의 글로벌 확장을 위해 3억 달러 규모의 `클레이튼 성장 펀드(KGF)`로 스타트업·개발자 등에 투자한다. 클레이튼 생태계에 기여하는 공공 인프라 및 서비스를 지원하는 `클레이튼 개선 준비금(KIR)`도 마련했다.
카카오와 경쟁 관계인 네이버는 일본 관계사 라인이 자체 제작한 플랫폼 `라인 블록체인`으로 생태계를 확장해가고 있다. 라인이 일본·동남아 등지에서 이미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만큼 현 단계에서는 카카오보다 한발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카카오가 그룹 내 핵심 인사들을 대거 투입해 글로벌 블록체인 사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한바탕 추격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카카오는 최근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수주전에서 라인을 누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