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과 달리 20대에서 40대까지 초기 사전 예약률이 크게 낮게 나타나자 보건당국과 방역당국이 고심하고 있다.
특히 사전 예약 10부제가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였다고 밝히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터라 보건당국은 안절부절하는 모습이다.
▶ 18세~49세 낮은 접종 예약률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18세∼49세 연령층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접종 예약이 `10부제`로 나흘째 진행중인 가운데 전 날까지 예약률이 60%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0시 기준으로 주민등록번호 생년월일 끝자리가 9, 0, 1인 18세∼49세 480만8,287명 중 271만2,180명이 예약을 완료해 56.4%의 예약률을 나타냈다.
보건당국은 물론 의료계에서도 낮은 예약률은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6월 얀센 백신 사전 예약 당시 보였던 `광클` 전쟁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 백신 접종 인센티브 오락가락 `정책 실기`
이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백신 접종에 따른 인센티브 취소 등 정책 불신이 한 몫 했다는 평가이다.
지난 6월 정부는 1,300만명 접종 목표를 위해 예방접종 완료자를 사적 모임 예외로 인정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가 확진자가 급속히 늘자 이를 무기한 연기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2천명 가까이 쏟아지는 가운데 접종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활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앞서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백신 예약과 관련, 접속 문제가 재발해서는 안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며 철저한 대비를 지시해 왔다고 7일 밝힌 바 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7일 페이스북을 통해 그동안의 문 대통령 비공개 회의 언급을 소개하며 (예약) 10부제를 꺼냈다.
하지만, 다소 저조한 예약률을 보이자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12일 "10부제에 따라 각 예약 대상자에게 약 하루 정도씩만 예약 시간이 주어졌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앞서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도 이 날 오전 백브리핑에서 "(현재 18세∼49세의 사전예약률은) 전체 목표치 70%에 미달하고 고령층 예약률 80%보다 낮은 상황"이라며 "보다 적극적으로 백신 예약을 해 달라"고 말했다.
▶ 백신 공급 차질에 `아스트라 맞을라` 한 몫
이에 대해 의료계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라는 반응이다.
가장 문제는 그나마 젊은 층이 선호하는 모더나백신의 공급이 꼬이면서 이를 대신하는 50세 이하에 대해 플랜B로 아스트라제네카백신이 검토된다는 소식이 흘러 나오면서 거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0일 브리핑에서 "AZ 백신은 허가 범위가 18세 이상이라 백신 수급이나 유행 상황에 따라 허가 범위 내에서 언제든지 접종이 가능하다"며 "(50세 이상 접종 권고)상황들이 변동 가능하면 접종 연령 등은 전문가 자문과 예방접종 심의위를 거쳐서 검토할 수 있는 범위"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달 50대 사전 예약 접종에서도 당초 정부가 밝힌 것과 다르게 본인이 모더나를 접종받는지, 화이자를 접종받는지 조차 예약한 후 확인이 가능했으며, 변경되기도 했다.
또,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세계 각 국에서 나타난 현상처럼 젊은 층들은 코로나에 감염되더라도 위중증으로 치닫을 확률이 적다는 `일종의 안심`때문이다.
여기에 백신을 맞아도 이에 따른 인센티브가 없다는 점과 안맞아도 일상생활의 규제가 없다는 점, 백신 접종자들의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도 복합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학병원 한 교수는 "미국의 경우 델타 변이가 급속히 확산되자 텍사스 등 남부지역에서 접종률이 크게 올랐다"며 "2천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2040세대의 접종 예약이 낮은 것은 백신 접종정책에 대한 불확실성때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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