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하룻밤 자고 나면 바뀌 정도로 요즘 부동산 정책이 오락가락하고 있습니다.
폐지하기로 했던 것이 갑자기 유지되고, 바꾸기로 했던 세금은 돌연 강행하기로 하는 등 설익은 부동산 정책이 번복되는 일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25번의 실패한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정부와 여당이 이젠 시장 불안까지 조성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셉니다.
김원규 기자입니다.
<기자>
민주당은 앞서 폐지하겠다던 임대사업자의 `양도세 배제` 혜택을 유지하는 쪽을 가닥을 잡았습니다.
전세난이 심해진 데다, 임대사업자의 반발이 거세지자 슬그머니 노선을 변경한 겁니다.
반면 납세대란이란 비판 속에 수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이른바 `사사오입` 종부세는 강행하기로 했습니다.
`상위 2% 종부세`의 과세 기준을 억 단위로 반올림하겠다는 건데, 올해 과세 대상자가 줄어들 상황에 처하자 이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정부와 여당이 부동산 정책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꾼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달에는 도입 시기부터 위헌 논란이 일었던 `재건축 2년 실거주 의무`를 전면 백지화하기도 했습니다.
[이은형 /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 공공에서 제시하는 정책은 시장이 예측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도 이런 식으로 방향성 자체가 쉽게 흔들리는 만큼 시장의 신뢰를 잃게 됩니다. ]
특히 기재부나 국토부가 아닌 여당인 민주당이 부동산 정책을 주도하면서,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의식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설익은 부동산 정책들로 인한 피해는 결국 집값 폭등으로 고통 받는 국민 몫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최황수 /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대선을 의식한 말바꾸기라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사실 근본적인 문제를 건드리지는 않고 있어서…전반적으로 시장 친화적인 정책들을 쏟아내면 집값이 잡힐 거 같은데…]
25번이나 실패한 정부 부동산 정책의 레임덕이 시작되자, 이제는 대선을 앞둔 여당이 부동산 시장을 흔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원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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