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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확진자 폭증' 베트남서 한국인 또 숨져…열악한 시설 속 속수무책

베트남 교민, 빈증성 소재 종합병원에서 7일 사망
현지 치료시설 열악해 교민 불안
정부 "백신 접종, 제약사 협의가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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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또 목숨을 잃은 일이 벌어졌다.

베트남 내에서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교민 사회 내에서 우리 정부가 개발도상국 위기에 대해 손을 놓은 것 아니냐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11일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베트남에 사는 62세 교민 A씨는 지난 7월 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현지 시설과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지난 7일 숨졌다.

고인의 유해는 화장 후 한국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문제는 베트남에서 코로나19로 한국 교민이 목숨을 잃은 것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베트남 한국 대사관과 교민 사회에 따르면 지난 7월 59세 교민 B씨가 역시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당시 현지 보건당국은 B씨의 시신을 일방적으로 화장하면서 논란이 됐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 수는 한국을 넘어섰다. 10일 오전 베트남 보건부는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2만 4,84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최근 일주일간 일일 평균 확진자 수는 베트남(7,809명)이 한국(1,635명)보다 5배나 많다. 베트남 인구수(약 9,800만명)가 한국(약 5,120만명)보다 2배 가까이 많은 점을 감안해도 월등히 많다.

베트남 의료환경이 한국과 비교해 열악한 점도 문제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귀국을 원하는 이들이 많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다. 베트남 호치민에서 인천까지 운행하는 에어앰뷸런스는 1억 3,700만 원에 달한다. 에어앰뷸러스는 응급환자 전용 항공기로 이동식 음압격리 장치인 PMU를 싣고 비행할 수 있어 감염병 환자 이송에 사용된다.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고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자 17만명의 베트남 교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베트남 교민들은 현지 보건부를 통해 백신접종 신청이 가능해졌지만 현재까지 외국인에게 제공될 백신의 종류나 접종시기 모두 불투명한 상황이다.

교민들은 산소통 하나 구하기 어렵다며 살려달라는 청와대 청원글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베트남 호치민에서 11살 아들과 사는 엄마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청원이 등장했다. 그는 "베트남에 있는 대한민국 국민들을 생각해 주셔서 하루빨리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65세 이상은 베트남정부에서 백신 접종대상자에서 제외를 시켰다. 그래서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호치민 등 베트남 대다수 지역은 확진자 급증으로 병원이 포화돼 빈 아파트 등을 격리시설로 이용하는 등 최악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 뿐만 아니라 다른 개발도상국에 나가있는 교민들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

하지만 해외 교민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요구에 방역 당국은 백신 제약사와 우선 협의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베트남 교민 백신 접종과 관련해 "현재 저희가 도입한 백신은 국내 사용을 목적으로 도입하고 계약한 물량"이라며 "이런 백신을 해외로 배송하는 것에 대해서는 제약사와 협의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남방정책의 교두보`, `베트남은 한국의 또 다른 경제 영토`라고 치켜세우던 한국 정부는 사실상 교민들의 피해에 손을 놓은 가운데 우리 교민은 물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현지에 생산시설을 둔 대기업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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