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 시행과 관련해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신중하게 협의하라”고 서욱 국방부 장관에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4일 오전 서 장관 등으로부터 국방 현안을 보고 받았다. 이 자리에서 서 장관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현재의 코로나 상황 등 현실적 여건을 감안해 방역당국 및 미 측과 협의 중에 있다"고 보고하자 이같이 지시한 것이다.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 실시 여부를 두고 청와대는 다소 난감한 입장이다. 남북·북미 대화 재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가운데 북측이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일 담화에서 최근 남북간 통신선 복구 상황을 "중요한 반전의 시기"라고 지칭하면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북남관계의 앞길을 더욱 흐리게 할 수 있다"고 사실상 경고성 메시지를 냈다.
김 부부장의 담화 이후 박지원 국정원장이 훈련 연기 필요성을 제기하자 야당은 국정원이 김여정의 하명기관으로 전락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키웠다. 청와대는 전날 군 당국의 발표를 인용해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한미 양국이 협의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