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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테마주의 침묵..."긍정도 부정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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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식시장에 핫한 키워드를 꼽자면 단연 메타버스를 들 수 있습니다. 이제는 널리 알려진 메타버스 기술은 최근 비대면 트렌드와 맞물려 젊은이들의 소통창구로 각광을 받았죠. 기업에서도 메타버스 공간을 이용해 신입사원 연수를 진행하는가 하면 팬미팅 장소로 활용하기도 하는 등 벌써부터 다양한 변주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기대감이 너무 컸던 탓일까요? 메타버스 산업은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했지만 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성장이 기대되는 회사의 주식을 선점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기업에 대한 분석없이 묻지마 투자를 단행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부분입니다.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된 메타버스 기업을 아직 모두 취재하지는 못했지만 이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았던 기업들을 중심으로 직접 보고 들은 내용을 전해드리려 합니다.

사진 : 황영규 알체라 대표가 알체라 핵심기술 영상 인식 AI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메타버스 관련 없다" 알체라…실체는 `플레이스에이`

27일 투자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주인공은 영상 AI업체인 알체라입니다. 알체라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만든 네이버제트에 3차원 전신 인식 기술을 독점적으로 탑재한 것으로 알려진 기업입니다. 이 덕에 메타버스 관련주로 묶이며 7월 한 달에만 63%(7월 최저~최고가 기준)가 넘는 주가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돌연 이 날 "메타버스와 관련된 직접 사업모델은 없다"는 공지를 띄우면서 하루새 주가가 25%가 넘는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사실 알체라는 메타버스에 대한 연관성을 직접 언급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메타버스와 관련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자세를 취했죠. 하지만 시장이 알체라를 메타버스 관련주로 보고 이로 인해 주가 과열 양상이 보이자 지금이라도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 선제적인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알체라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알체라는 최근 주가 과열 현상이 향후 회사 가치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공지로 언급했다시피 알체라는 메타버스 사업 모델에 대한 `직접적`인 관련이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알체라가 메타버스와 관련이 없다는걸 알면서도 묵인했던 것은 아닙니다. 연결고리가 아주 없지는 않기 때문이죠.

알체라는 플레이스에이라는 스타트업에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네이버 제페토에 탑재될 모션인식 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로 네이버 제트와 알체라가 49 대 51로 지분을 보유한 합작회사입니다. 다만 플레이스에이의 경우 독립법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알체라의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플레이스에이 관계자는 "알체라가 플레이스에이의 전신 인식 기술에 응용될 AI 노하우를 보유한 것은 맞다"며 "다만 이 사업이 알체라의 메타버스와는 관련이 없고, 이 기술을 그 분야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메타버스로 확정짓기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 시각특수효과(VFX)·디지털트윈도 메타버스?

알체라처럼 메타버스 관련주로 분류된 기업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메타버스` 그 자체를 구축하기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메타버스 대장주로 알려진 자이언트스텝은 시각특수효과(VFX) 기술이 핵심입니다. 이 기술은 실제 존재하지 않은 장면을 화면으로 구현해 내는데 이렇게 만든 가상의 화면은 광고나 영화 촬영 현장에서 사용됩니다. 촬영은 방송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크로마키 스튜디오에서 이뤄지는데, 차이점은 미리 만든 가상 공간을 합성해 즉시 송출할 수 있어 후반 작업이 필요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가상 세계서 물건도 사고 소통도 한다는 의미에 더 가까운 `메타버스`로 불리기에는 모자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 기술을 이용한다면 조금 더 실감나는 메타버스 공간을 만드는데 기여할 수는 있겠죠.

사진 : 자이언트스텝이 개발한 VFX 기술. 실감나는 가상세계 구현이 가능하다.

이처럼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치를 조금 낮춘다면 응용 기술을 가진 기업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기업이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직접 눈으로 확인한 기업들만 언급한다면 바이브컴퍼니, 솔트룩스, 크래프톤 등이 있습니다.

바이브컴퍼니는 현실의 정보를 가상 세계에 옮긴다는 디지털 트윈 기술에 강점을 보이는 기업입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현실 세계의 도시를 가상 세계에 구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유동인구나 교통량 등 유량 정보를 반영해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AI 전문회사 솔트룩스도 인공지능 가상인간 메타휴먼을 앞세워 메타버스 기술 확장 가능성에 대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가상인간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언어와 음성을 학습시켜 지난해 가전박람회를 통해 선보였는데, 실제와 비슷한 모습과 언어습관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 장병규도 선 그은 `메타버스`…"가능성 보이면 언제라도 진입"

로블록스가 게임을 통해 메타버스 세계를 구현하는 것처럼 메타버스에 관심이 있다면 게임 회사를 주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게임회사 만큼 가상 세계를 만들고 운영해 본 노하우를 가진 기업이 또 있을까요? 그 만큼 소비자가 원하는 지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수익으로 연결시키기도 용이합니다.

하지만, 게임업계는 메타버스를 입에 올리는데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메타버스라는 것이 애매한 개념인데다 현실보다 부풀려져 있다는 판단 때문이죠.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지난 2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메타버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렇게 밝혔습니다.

"크래프톤은 메타버스라는 용어를 한 번도 쓰지 않고 인터렉티브 버추얼 월드라는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이 용어는 우리가 하려는 바를 명확히 표현합니다. 이에 반해 메타버스는 애매모호하고 이상적이며 현실보다 부풀려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략) 다만 고객의 변화에 대해 주의깊게 보고 있고 메타버스 관련 명쾌한 아이디어 생기면 무엇인가 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은 준비 중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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