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밤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과 관련한 해외 언론의 반응을 종합하면 `침울하고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정도로 요약된다.
각국 선수단이 순서에 맞춰 입장할 때 자국 선수단의 행진에 손을 흔들고 환호성을 지를 팬들이 관중석에는 없었다.
이번 개회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으로 개최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와 고립감, 그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의료진의 희생을 고려하면 잔치 분위기를 연출할 수 없다는 듯 개회식은 시종일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개회식장인 일본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신국립경기장)에 정적이 흘렀던 것과 달리 경기장 바깥은 올림픽을 반대하는 사람들로 떠들썩해 대조를 이뤘다고 해외 언론들은 꼬집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4일 미국 폭스스포츠가 트위터에 올라온 글을 간추린 것을 보면 해외 누리꾼들의 반응은 훨씬 직설적이었다.
영국 정치매체 폴리틱스의 편집장인 이언 던은 "장례식장에 참석하는 것과 같았다"며 "자국 정서를 고려해 절제한 건 알겠는데, 전 세계인들을 고려해 조금은 즐겁게 할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라고 지적했다.
던은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활기차고, 엉뚱하며, 흥미진진한 나라 중 하나인데, 이 개회식이 그들이 만든 결과물이라는 점에 충격을 받았다"고 썼다.
관중이 없어서 마치 리허설 같았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60년 경력의 저널리스트인 데린 힌치는 "개회식이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나 뿐인가요?"라고 적자 호주 기자인 스티브 하트는 댓글로 "리허설 같아요. 보고 있기 힘드네요"라고 동조했다.
한 누리꾼은 "개회식을 보고 있으니 슬픈 감정이 밀려든다. 저런 멋진 선수들이 텅 빈 스타디움을 행진해야 한다니…"라고 썼다.
대다수 누리꾼은 바이러스가 창궐한 현실이 어두운 만큼, 개회식만큼은 밝았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우리들 대부분은 하룻밤이라도 지금의 현실을 잊고 싶어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