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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타는 조선업계…해양플랜트 '수주가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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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 상반기 전 세계 선박 수주를 싹쓸이하다시피 하며 `조선 강국`의 부활을 외쳤던 조선업계가 요즘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무슨 이유에서 일까요? 신재근 기자가 그 속내를 들여다봤습니다.

<기자>

올 상반기 전 세계에서 발주된 선박은 2,452만 CGT.

이 가운데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한 물량은 1,088만 CGT로 전체의 44%에 이릅니다.

특히 고부가가치 선박은 거의 싹쓸이하다시피 했습니다.

컨테이너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은 물론이고 LNG 운반선은 아예 140만 CGT 전량을 따냈습니다.

상반기만 놓고 보면 최고의 호황기로 꼽히는 지난 2008년 이후 13년 만에 최대 실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냥 즐거워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선박과 달리 해양플랜트 수주액은 22억 달러 수준으로, 전체 수주액의 10%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각각 2기, 1기를 수주했을 뿐 삼성중공업은 미인도 드릴십 한 척에 대한 용선 계약에 그쳤습니다.

무엇보다 국제유가가 최근 2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해양플랜트 발주는 여전히 뜸합니다.

전문가들은 원유 공급 과잉에서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원유 재고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미국만 해도 원유 재고량이 현재 4억5천만 배럴에 이릅니다.

유가가 110달러 선이었던 지난 2013년보다 무려 30% 이상이 많습니다.

여기에 미국 쉐일 오일 등장과 더불어 엑슨모빌 등 세계 석유회사들이 신재생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 역시 해양플랜트 수요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해양플랜트 신규 수주는 말할 것도 없고 재고 상태로 남아 있는 드릴십의 처분 역시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현재 삼성중공업은 4기, 대우조선과 현대중공업은 각각 3기, 1기의 드릴십 재고가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2025년은 돼야 해양플랜트 업황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유승우 / SK증권 연구원 : 유가가 본격적으로 회복이 돼서 고유가 국면으로 접어들어야지 해양플랜트에 대한 발주 모멘텀이 살아날 수 있기 때문에 유가의 15년 사이클을 감안해서 적어도 2025년쯤은 돼야지 해양플랜트 발주 물건들이 본격적으로 논의에 접어들지 않을까 판단하고 있습니다.]

오랜 수주 가뭄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아직 완전한 봄날을 맞은 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한국경제TV 신재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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