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물류창고에 설치한 스프링클러의 성능이 미흡해 대형 물류창고 화재가 되풀이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0일 삼성화재 기업안전연구소가 국가화재통계시스템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8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창고시설 화재가 4천298건 보고돼 다른 공장 등 공업시설에 견줘 매우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속기계 및 가구공업시설에서 2천339건이 보고됐고, 식료품공업시설과 제재 및 목공업시설에서 각각 581건과 507건이 발생했다.
창고시설은 공장업종과 달리 점화원(불씨)으로 작용할 만한 고온 생산공정이 없는데도 화제가 매우 잦다.
연구소는 "물류창고는 가연물을 많이 보관하고 있어 화재에 취약한 특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다수가 수시로 출입하는 데다 소방시설 관리를 포함한 안전관리 수준이 상대적으로 미흡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스프링클러 성능, 방화구획 완화, 소방설비 점검 실태 등을 개선할 요소로 지목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물류창고의 스프링클러 설치 기준은 미국 등 선진 기준과 비교해 소화성능이 30∼5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등은 건물의 화재가 큰불이 날 위험, 즉 화재하중에 따라 스프링클러의 살수 성능을 달리하도록 기준을 운영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낮은 기준에 따라 물류창고에 일반 사무실·가정에서 쓰이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경우가 많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이번 쿠팡 물류센터처럼 중간층을 임의로 설치하거나 선반식 보관장소를 운영하는 창고건물은 일반 사무공간과 달리 화재하중(전체 발열량)이 매우 크다.
주 전문위원은 "장작을 켜켜이 쌓아두면 불이 활활 잘 타는 것처럼 물류센터의 구조는 불이 나면 큰불로 번지기 쉽기 때문에 사무실에 설치하는 일반 스프링클러로는 화재 진압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프링클러는 화재 진압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이미 증명된 만큼, 선진 기준을 벤치마킹하여 물류창고의 스프링클러 설치기준을 개선하는 것이 화재로 인한 손실 방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디지털전략부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