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전국에 많은 비를 뿌린 장마전선이 6일 북상할 예정이다. 전남과 경남은 오전부터, 충청지방과 경북지역은 오후부터 다시 비가 내린다.
기상청은 5일(오늘) 전국 대부분 지역이 흐리고, 제주를 비롯한 일부 지역은 비가 내리겠다고 이날 밝혔다.
일본은 더 심각하다. 일본은 태평양 연안에서 정체된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이틀 간 최대 500㎜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사태 피해까지 발생했다.
NHK에 따르면 일본 시즈오카현 아타미시 이즈산 지역에서 3일(현지시간) 기록적 폭우로 산사태가 일어나 2명이 사망하고 20명 가량 실종 상태다.
우리나라와 일본이 물 폭탄에 시달리는 동안 북미 서부와 중동은 기록적인 폭염으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가디언이 3일(현지시간)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州)에선 지난 한 주에만 719명이 돌연사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리사 러포인트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수석 검시관이 “일주일간 719명이 사망했다”며 “이는 일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망자 수의 3배에 달한다. 극한 날씨가 사망자 증가에 중요한 요소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사망자의 상당수가 환기가 잘되지 않는 집에 혼자 사는 노인들이었다”고 덧붙였다.
미국 역시 다를 바 없다. 여름에도 에어컨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선선한 날씨를 자랑하던 미국 북서부 오리건주와 워싱턴주에서는 폭염으로 각각 95명, 30여명이 사망했다.
올해 한반도 장마와 북미 폭염은 모두 블로킹 현상 결과라는 공통점이 있다.
북미 폭염이 따뜻한 성질의 고기압에 의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면, 같은 기간 한국은 한반도 북동쪽에 위치한 캄차카반도(동시베리아) 쪽에 고기압이 정체되면서 불안정한 날씨가 이어졌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대기정체가 기후변화와 관련 있다고 본다. 북극 빙하가 녹는 등 온난화가 심해지면서 북극 찬공기를 가두는 역할을 하는 제트기류 힘이 약해졌다. 동서방향으로 대기를 이동시키는 제트기류가 약해지자 남북 간 대기 흐름이 활발해졌고, 예상할 수 없는 지역에 블로킹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억제하다·저지하다는 의미의 블로킹(Blocking)은 대기 흐름이 막혀 한 곳에 정체돼 있는 것을 의미한다. 블로킹 현상으로 공기 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일부 지역에 장마전선이 정체된다. 열을 가둔다는 의미의 열돔 현상도 뜨거운 공기 덩어리가 블로킹되며 벌어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