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다음 달부터 병원에 덜 가면 보험료가 할인되는 4세대 실손보험이 출시됩니다.
정부는 국민들의 보험료 부담을 덜고 보험사의 손해율 개선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정작 현장에서는 찬밥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장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7월 1일부터 새롭게 개편되는 실손의료보험.
4세대 실손은 병원에 덜 가면 보험료를 할인해주고, 많이 가는 경우 보험료가 할증되는 `쓰는 만큼 내는 보험료`가 특징입니다.
여기에 보험금 누수가 큰 도수치료 등 비급여 부분을 특약으로 분리하고 자기부담금을 늘려, 기본적인 보험료는 이전에 나온 3세대 실손보다 약 10% 저렴해질 전망입니다.
하지만 정부의 야심작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현장의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이미 설계사들 사이에서는 내달부터 자기부담금이 늘어나 보장금액이 축소되는 만큼, 개편 전 실손에 가입해야 유리하다는 절판마케팅이 성행 중입니다.
[A 보험설계사 : (4세대 실손보험은) 자기부담금이 일단 커지잖아, 그리고 5년 재가입이잖아요. (보험료가) 떨어지는 것은 0.5%?]
보험료가 저렴해지는 만큼 설계사들의 주력 상품에서 실손보험은 빠진 지 오래. 다른 보험과 연계해 판매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는 병원에 갈수록 보험료가 오른다는 부담에 섣불리 실손을 갈아타선 안 된다는 글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상에 퍼지고 있습니다.
보험은 개편될수록 보장이 줄어든다는 인식이 강해, 이번 4세대 실손에 대한 기대감 역시 찾아보기 힘듭니다.
게다가 아직 개편상품 출시도 전에, 실손보험은 보험업계에서도 찬밥신세로 전락했습니다.
손해율이 높아 팔수록 손해라는 인식이 강해지자, 아예 실손보험 판매 자체를 중단하는 보험사들이 늘고 있는 상황.
[보험업계 관계자 : 굳이 시장에서 경쟁을 해봐야 사실 회사 실적에 큰 영향이 없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실손보험 판매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죠.]
수 차례 개편을 통해 몸집이 작아진 4세대 실손보험. 저렴한 보험료를 무기로 내세웠지만, 아무도 찾지 않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높아집니다.
한국경제TV 장슬기입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