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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동맹 넘어 경제동맹으로 [한·미 정상회담]

'백신·반도체·전기차 배터리' 新경제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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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현지시간 21일 미국 백악관에서 첫 정상회담을 했다. (청와대 제공)



<앵커> 지난 주말 사이 한미정상회담이 모두 마무리 됐습니다. 경제 분야에서 워낙 다양한 협력 방안들이 나왔기 때문에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먼저 청와대 출입하고 있는 정치경제부 정원우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어떤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이었죠.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대면 정상회담을 가질 만큼 미국 측의 요구도 컸던 만남이었습니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마스크를 벗고 오찬을 겸하고 정상회담 171분을 포함해 6시간 가까이 시간을 같이 했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의제에 대해 폭넓게 얘기를 나눴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 정상회담은 북미 대화, 남북 대화를 위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주요 의제였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안보 협력은 기본이었고요, 양국간 경제 분야 협력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정상회담 전후로 한미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 한미 백신기업 파트너십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귀국길에 애틀랜타까지 들러 SK 배터리 공장을 둘러보고 온 것은 백신과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에서 경제동맹 강화에 분명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기도 합니다.

문 대통령은 워싱턴D.C.를 떠나며 SNS에 "최고의 순방이었고, 최고의 회담이었다"면서 기대 이상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그럼 구체적으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좀 살펴보고 싶은데요. 먼저 백신이 큰 관심이었지 않습니까?

<기자>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우리 국군장병 55만명에 백신을 지원하겠다고 먼저 발표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깜짝 선물’이라고 감사의 뜻을 표현했고요.

일각에서 백신 스와프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상대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치명률이 낮고 방역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스와프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양국이 백신의 글로벌 포괄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는 점은 성과입니다.

[문 대통령 : 당면 과제인 코로나 극복을 위해 힘을 모을 것입니다. 미국의 선진 기술과 한국의 생산 역량을 결합한 한미 백신 글로벌 포괄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양국의 협력은 전 세계에 백신 공급을 늘려 코로나의 완전한 종식을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

이번 정상회담 계기로 SK와 노바백스 외에 삼성바이오의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 계약도 체결됐습니다. 향후 백신 확보가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보이고요.

무엇보다 한미간 백신 협력은 우리나라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전세계 백신 공급을 주도하겠다는 ‘글로벌 백신 허브’ 구축 목표를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앵커> 글로벌 백신 허브 구축에 기대를 걸어봐야겠네요. 그런가하면 전기차 배터리나 반도체 부문에서도 협력이 더 강화된다고요?

<기자> 이번 정상회담에 맞춰 삼성과 현대차, SK, LG가 우리돈 44조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죠. 바이든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 기업 이름을 직접 부르면서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전기차배터리, 반도체는 그동안 글로벌 수급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었습니다. 미국은 전기차를 비롯한 미래 첨단 산업을 주도하기 위해 자국 내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에 대한 갈망이 큰 상황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고마움을 표한 것도 이같은 배경입니다.

한미 양국은 전기차 배터리와 반도체 뿐 아니라 민간 우주탐사, 원전 산업에 있어서도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기쁘게 소식은 전한다”고 했던 한미 미사일지침 완전 해제는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의 도약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고, 해외 원전시장 공동진출은 국내 탈원전 기조에 따른 원전 산업 위축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한편으로 북한과의 대화가 재개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 큽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주요 의제 중 하나였죠?

<기자>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모두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4.27 판문점 선언’을 명시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판문점 선언에는 경의선 철도·도로 연결,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지대 전환,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 전환 등 다양한 남북협력 방안들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호응이 있어야겠지만 남북교류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는 것이고요.

미국의 경우 외교와 대화를 통한 대북 접근, 긴장을 완화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제시하면서 북한에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트럼프 정부에서도 북미대화를 조율해왔던 성김 대북특별대표를 이번에 깜짝 임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고요. 다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접근 방식은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대화 재개로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앵커> 전체적으로 들어보면 한미동맹의 근간인 안보를 포함해서 경제 분야로까지 양국 협력이 넓혀졌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만, 정상간의 합의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지켜봐야겠군요. 잘 들었습니다.


워싱턴·애틀랜타=공동취재단 / 서울=정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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