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마스크를 벗고 오찬도 함께 하며 일상 회복을 향한 희망도 보여줬다. 미국 백악관에서 현지시간으로 21일 오후 2시 5분, 두 정상간 단독회담(37분)을 시작으로 소인수 회담(57분), 확대회담(77분)까지 171분에 걸쳐 다양한 의제에 대해 포괄적이고 심도있게 논의했다. 영접부터 공동 기자회견까지 포함하면 6시간 가까운 시간을 함께 했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두 정상은 친밀감을 과시하며 상호 신뢰와 유대를 더욱 공고히 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단독회담은 오찬을 겸해 진행됐다. 미국 측은 해산물을 좋아하는 문 대통령을 위해 메릴랜드 크랩 케이크를 메인으로 한 메뉴를 준비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같은 메뉴를 함께 했다. 약 한달 전 두겹 마스크를 쓰고 햄버거로 오찬을 했던 미일 정상회담과는 180도 달랐다.
문 대통령의 해외 순방은 2019년 12월 이후 약 1년 반 만이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이후 첫 외국 방문으로 미국을 방문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 것도 기쁜 일이지만, 처음으로 마스크를 쓰지 않고 회담을 갖게 된 것은 정말로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동일한 가치를 공유하고, 개인적으로 동질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어 열린 소인수 회담은 예정시간 보다 2배 길어져 57분동안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나는 앞선 회담에서 한미동맹 강화와 한반도 평화의 공동 의지를 확인했다"면서 양국의 빈틈없는 공조를 통해 대북 접근법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으로 재직할 때 외교 정책을 공부하는 손녀를 데리고 한국을 방문해 판문점에서 한국 국민의 용기와 인내심, 끈기 등을 배우라고 했다"면서 지난 3월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을 방한하도록 한 것도 자신의 뜻이었다고 밝혔다.
공식수행원들이 배석한 가운데 이어진 확대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성공적인 백신 접종으로 미국 내 방역 상황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고, 획기적 경기부양 대책으로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며 "미국의 ‘더 나은 재건’ 추진과 한국의 ‘한국판 뉴딜 정책’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면 회담을 갖는 두 번째 외국 정상으로서 문 대통령을 환영하게 된 것을 반갑게 생각한다"며 "앞서 열린 회의 시간이 초과되었다고 여러 차례 보고가 있었으나 미팅 내용이 유익해서 회의 시간을 늘려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두 정상은 이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공동 의지를 천명하고 백신 파트너십 구축, 반도체·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협력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워싱턴=공동취재단 / 서울=정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