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미 정상회담이 내일 새벽으로 다가왔습니다. 청와대 출입기자와 함께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정원우 기자 나와있습니다. 우선 한·미 정상회담이 어떤 형식으로 열리는지 살펴볼까요.
<기자> 한미 정상회담은 우리 시간으로 내일 새벽 열리게 됩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시간으로 지난 밤 알링턴 국립묘지 헌화를 시작으로 공식일정을 시작했고요. 이후 낸시 팰로시 하원 의장 등 미 의회 하원지도부와 간담회를 하면서 첫날 일정을 마무리 했습니다.
이어 우리 시간으로 오늘 밤부터 내일 새벽까지 백악관을 방문합니다. 현지시간으로 21일인데요, 오전에는 먼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접견하고요,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본격적으로 한·미 정상회담에 돌입합니다.
지금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과거 한·미 정상회담, 앞서 열렸던 미·일 정상회담과 비슷한 형식으로 열릴 예정입니다. 정상회담 이후에는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공동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습니다.
<앵커> 공동기자회견을 관심있게 지켜봐야겠군요. 정확한 내용은 결과를 봐야겠지만 이번 조금 전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의제들도 일부 공개가 됐군요.
<기자> 사실 한·미 정상회담은 대북정책이라는 외교 안보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지만 이번 정상회담은 경제 분야 협력이 어느 때보다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의제 일부는 이미 공개가 됐습니다.
조금 전 엠바고가 풀린 건데 이번 정상회담에서 우리나라와 미국이 원전 산업에서의 협력을 논의한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미국 현지에서 밝혔습니다. 중동이나 유럽 등 원전수요가 있는 제3국에 한미가 공동 진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미사일지침 완전 해제`도 의제 중 하나라고 예고했습니다. 지난해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으로 우주발사체에 고체연료 사용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미사일지침 완전 해제는 우리나라 항공우주산업의 구도를 바꿔놓을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공개된 의제들도 관심있게 지켜봐야겠네요.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경제 분야 협력에 대한 얘기들이 국내 언론을 통해서 많이 거론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 경제분야에서의 핵심의제들이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먼저 백신 협력이 관심일텐데요. 문 대통령이 앞서 “이번 방미를, 백신 협력을 강화하고 백신 생산의 글로벌 허브로 나아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미 얘기가 나오고 있는 백신 스와프를 비롯해서 미국 제약사의 국내 투자, 또는 위탁생산 방식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이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백신과 관련해 "한국 기업과 외국 기업이 여러 가지 투자 등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어느 정도 알려진 삼성과 모더나, SK와 노바백스간 백신 협력이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물론 민간 회사들의 투자 계약에 대해 정상들이 직접 관여하기 어렵습니다만 코로나19 백신은 공공재로의 의미도 있기 때문에 어떤 협력 방식이 도출될지 논의를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백신 협력은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오기는 하는 것 같군요.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 협력 얘기도 있던데 이 부분은 어떻습니까?
<기자> 반도체와 전기차배터리 협력은 반도체동맹, 배터리동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관심사이기도 합니다.
다만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은 극히 제한적입니다. 청와대가 공개한 문 대통령의 경제 관련 일정은 방미 마지막날 애틀랜타의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을 방문한다는 것 뿐입니다. 이에 맞춰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완성차업체 포드와 전기자동차(EV)용 배터리셀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청와대 측은 “기업 간에 여러 가지 논의들이 되고 있다”고는 밝혔는데요, 기업간 추가 계약이 성사되면 대통령의 현지 일정도 추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뉴스를 통해 알려진 것들을 보면 4대 그룹이 50조 투자를 한다 이런 얘기가 있던데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에 동행하는 경제인들 명단을 공식 확인해준 적이 없습니다.
다만 현재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등 4대 그룹 경영진이 개별적으로 미국 출장을 간 것으로 알려져 있죠. 기업인들은 미국 상무부 주최 경제인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이처럼 출장길에 오른 기업인들을 볼 때 양국 간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분야에서 협력이 기대되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분야 협력 얘기가 이미 국내 언론을 통해 많이 보도되고 있는데, 바이든이 이 분야에서 현지투자를 강조하는 배경이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기자>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는 지금 현재 글로벌 공급망을 두고 미국과 중국간의 패권경쟁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입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반도체 공급망 회의를 주재할 만큼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미국 측의 관심이 크고요. 전기차 배터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반도체와 전기차배터리는 새롭게 재편되는 미래 산업구조의 핵심이지만 글로벌 수급 불안이 있기도 했습니다. 전날 미국 상무부가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반도체 기업들을 모아 또 회의를 진행했는데 정치나 외교 등 외부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이 미래 산업을 안정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백신 협력에 대한 반대급부로 우리 기업들이 우위에 있는 반도체 배터리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의 지원 사격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를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도 유력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젠 사키 / 미국 백악관 대변인(20일 정례브리핑) : 한국은 미국에게 매우 중요한 동반자입니다. 따라서 바이든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직접 대화에 나서는 것입니다. 이것은 한반도 지정학적 문제나 지역의 전략적인 문제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를 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북한 문제가 이번 논의의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뿐만 아니라 기후 문제나 경제협력, 중국에 대한 문제도 이번 회담의 일부가 될 것입니다.]
<앵커> 안보 분야 얘기도 빼놓을 수 없겠죠. 백악관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 문제가 중심적으로 다뤄질 것이라 했습니다. 논의될 수 있는 내용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이 부분은 우리 금융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일텐데요. 앞서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 리뷰, 검토를 끝냈다면서 `싱가포르 공동성명 위에 외교적·실용적 대북 접근`이라는 기본 원칙을 공개했었죠.
미국에 있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4·27 판문점 선언이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미 정상이 `남북관계의 독자성`을 공식화한 것으로, 이는 향후 남북협력을 재개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이번 방미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서 북한을 대화의 길로 더 빠르게 나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여러가지 방안들에 대해서 더 긴밀하게 협의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종합해보면 결국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한미가 함께 노력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나갈지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구체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이미 북한과의 접촉을 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북한에 대화 재개를 공개적으로 요청했습니다. 임기가 이제 1년도 남지 않았지만 상황이 조성된다면 우리 정부는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임기 내 남북, 북미 대화 재개가 이뤄질지 관심있게 지켜볼만한 사안입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청와대를 담당하고 있는 정원우 기자 얘기 들어봤습니다.
워싱턴=공동취재단·서울=정원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