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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믹스'에 급정지한 강남 재건축 [오세훈發 재건축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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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수도권 일부 단지가 `오세훈표 재건축`으로 기대감이 가득하지만, 막상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들의 분위기는 이와는 정 반대입니다.
`공공성 강화`와 `소셜믹스`가 전제조건으로 떠오르면서 제동이 걸린건데,
규제는 풀지 않고 또다시 `공공`이란 키워드를 꺼내들자 주민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연 기자입니다.

<기자>
천정부지로 치솟은 서울 집값.
`민간 재건축 활성화`, `스피드한 주택공급`을 외친 오세훈 시장에 대한 서울 시민들의 기대는 남달랐습니다.
서울아시안게임 출전 선수들의 숙소로 지어졌다가 일반 분양된 아시아선수촌아파트 입니다.
이 곳은 99~178㎡ 중대형 아파트 위주로 구성이 되어있는데다, 용적률도 낮아 재건축을 통한 변화 여지와 사업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오 시장 취임 후 지구단위계획이 전격 공개되면서, 서울 재건축 물꼬를 트는 상징적 단지가 될 것이란 기대가 컸는데,
막상 계획안을 열어보니 분위기가 반전됐습니다.
[김창배 / 아시아선수촌아파트 재건축준비회의 회장: 현장 조사를 잘못했다고 (주민) 누구나 느꼈다. 1~2인 청년·노인 가구형 소규모 주택을 큰 도로변에 배치했는데… 임대주택을 안 짓는 다는 것이 아니라, 규모가 있는 큰 평형을 지었으면 하는 것이 가장 큰 요구사항이다.]
지구단위계획에는 1~2인 가구를 위한 전용면적 40㎡ 미만의 소형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계획돼 있고, 특히 청년과 노인들을 위해서는 별도의 동 배치까지 이미 완료되어 있습니다.
또 같은 동안에 임대와 분양물량을 섞는 이른바 `소셜믹스`도 명시됐고, 단지를 가로지르는 공공도로까지 생기게 됩니다.
이는 최근 건축심의를 통과한 성북구 돈암6구역, 그리고 지난해 6월 통과한 동작구 흑석11구역 건축계획안과 일맥상통합니다.
오 시장 취임 이후에도 서울시 정비계획, 주택 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주민들은 "송파구 전세 비중을 보면 자녀를 둔 3~4인 가구 수요가 더 많다"며, "과거 오세훈 시장이 `넓은 평형의 품질 좋은 공공주택` 공급에 나섰던 것처럼 수요에 알맞는 계획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김창배 / 아시아선수촌아파트 재건축준비회의 회장: 주민들이 `이렇게 해서는 재건축 할 의미가 있겠냐`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리모델링도 검토해보자는 의견도 나와서, 재건축 추진 위한 안전진단을 일시 보류했다.]
준공된 지 50년이 넘은 아파트들은 차일피일 규제완화 시기를 미루는 오 시장에 대한 실망감이 더 큽니다.
지하주차장이 없어 만성적 주차난이 반복되고, 물을 틀면 녹물이 쏟아지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어 더 이상 재건축 진행을 미룰 수 없다는 겁니다.
3년 넘게 서울시에 정비계획안이 발목 잡혀 있는 잠실주공5단지는 또다시 서울시가 건축심의를 반려했고, 은마아파트 역시 소셜믹스를 고려한 공급 계획을 구체적으로 담으라는 보완 통보를 받았습니다.
[김상우 / 잠실5단지아파트 재건축조합 자문단장: 서울시의 행정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부분. 잠실주공5단지는 서울시에서 가이드라인을 정했고, 2017년 9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정비계획을 확정했다. 국제 설계 업체 선정도 서울시에서 직접 했다. 서울시에서 결정했으며 승인해줘야지, 몇 년 동안 붙들고 있다. 동네 슈퍼마켓인가? 기대가 분노로 바뀌고 있다.]
재건축 단지 주민들은 "재건축 진행 과정에서 집값이 과열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오 시장도 알고 있지 않냐"며, "시장이 안정되길 기다리다간 주택 공급을 시작도 하지 못한 채 임기가 끝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상우 / 잠실5단지아파트 재건축조합 자문단장: 민간 재건축이 안 되는 것은 공공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여기서 공공성 더 요구하는 것은 조합원들의 과도한 추분으로 공급을 제한할 수 있는 만큼, 민간재건축과 윈윈하는 정책 필요해…]
재건축 단지 주민들은 오 시장이 공약과 달리 규제 기조를 이어간다면 집단 시위도 강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전문가들은 "오 시장이 재건축을 통한 공급 기조를 포기한 것은 아니겠지만, 속도가 후퇴한 것은 사실"이라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속도조절이라고 분석합니다.
하지만 남은 임기가 1년 남짓인 만큼, 얼마나 파격적인 규제 완화와 재건축 활성화에 나설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오세훈 시장이 취임 초만 해도 재건축 규제 완화로 스피드 주택공급에 나서겠다라고 했었는데, 이렇게 이런저런 제약을 많이 둔다고 한다면 태세전환에 나선거라고 봐야 될까요?
<기자>
일단 오 시장은 "부동산 규제 완화의 의지는 조금도 퇴색하지 않았다"며 "현재도 서울시 내 재개발재건축의 92%는 예정대로 순항하고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앵커>
순항하고 있다고요? 시장이 평가하는 것과는 다르네요?
<기자>
네. 물론 공약으로 `1주일내 풀겠다`라고 말한 것은 의지의 표현이었다 설명하며, "성에 안차시는 재건축 단지들도 분명 있겠지만,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대형 재건축 단지들 위주로 가격이 뛰고, 재건축 사업 진행이 늦어지는 느낌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늘 오 시장의 취임 한달 기자간담회가 있었는데요. 오 시장은 재선이라는 전제 아래 연간 4만8천가구씩 2025년까지 24만 가구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7일~10일 뒤 도시정비사업 관련한 규제완화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타이밍을 조절할 수 있다고 얘기해, 집값 움직임을 보고 발표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대규모 단지 몇곳을 빼고 규제완화기조는 변함이 없다는 거네요.
오 시장은 오늘 서울시 조직개편안도 발표를 했습니다. 내용을 보면, 어떤 게 좀 눈에 띱니까?
<기자>
핵심은 주택건축본부가 주택정책실로 격상된 점입니다.
이게 큰 차이가 있을까 싶으시겠지만, 그 동안 아파트 지구단위계획 수립 기능이 분산되어 있었는데 이를 통합, 일원화해 재건축 활성화를 시키겠다는 겁니다.
또 박원순 전 시장의 대표 정책이었던 도시재생실은 폐지하고 신설된 균형발전본부로 흡수됩니다.
다만, 서울시의회가 이 조직개편안을 위한 조례 개정안을 심의의결해 줘야 하는데, 시의회 쪽에서는 오시장의 구상과 반대로 도시재생사업 확대에 나서는 상황입니다. 오 시장이 자신의 의지대로 관철시킬 수 있을지 관건이 되겠습니다.
<앵커>
재건축 관련 행정조직을 일원화하면 속도가 더 빨라지는 부분도 분명 있겠습니다.
오 시장이 규제 완화책을 이르면 이달 안에 발표할 수 있다라는 입장인데, 내용은 어떤 게 예상되고 있습니까?
<기자>
오늘 오 시장의 발언을 살펴보면 재개발 관련 규제가 먼저 풀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 시장은 "2015년 이후 신규 구역 지정이 없고 지나친 억제 위주의 정책을 펼쳤다"라고 강조했는데요. 과거 오 시장의 `뉴타운 정책`도 거론한 만큼 새 구역 지정이 나올 지 주목됩니다.
그리고 재건축 지구단위계획중에서는 여의도가 유력해 보입니다. 현재 주민열람 바로 전 단계인 교통영향평가 들어갔고, 주민들 의견 협의 과정에서 일부 단지 통합 개발 이야기도 나온 것으로 취재됐는데요.
다만 여의도 재건축 단지들 역시 소셜믹스에 대한 거부감 만만치 않아서 지금과 같은 `공공성 강화` 기조에 대한 논란도 전망됩니다.
<앵커>
서울시를 출입하는 부동산부 조연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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