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로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 폭이 중·고소득층보다 훨씬 더 커 소득격차가 더 심해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코로나19가 가구소득 불평등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4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평균 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했다.
이는 2분위 5.6%, 3분위 3.3% , 4분위 2.7%, 5분위 1.5% 감소한 것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줄어든 셈이다.
특히 중산층·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의 소득이 급감하면서, 하위 10% 소득 대비 중위(50%) 소득 배율도 2019년 2~4분기 평균 5.1배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중 5.9배로 상승했다.
지난해 2분기에 6.4배까지 확대됐다가 서서히 줄어드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한은은 "주로 저소득층에서 가구주·배우자 일자리의 대면접촉 정도가 높은 `고(高)대면 일자리 가구` 가운데 고용 상태가 불안한 임시 일용직, 육아부담이 큰 `유자녀 여성가구` 가구주의 실직과 소득 감소가 뚜렷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2∼4분기 1분위 임시·일용직 가구의 비중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5.6%포인트(28.6→23.0%) 하락했다.
1분위 핵심노동 연령층 취업가구 중 고대면 일자리 가구이면서 유자녀 여성가구(미성년 자녀가 있는 여성 가구주)의 지난해 2∼4분기 소득 감소율은 23.1%에 달했다.
한은은 "코로나에 따른 가구소득 불평등 확대 현상이 고착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자영업의 추가적 고용조정, 자녀를 둔 여성 가구의 경력 단절 등은 앞으로 소득 불평등을 더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정책적 대응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분석은 코로나19 피해 정도를 분석하기 위해 실제 지급된 전국민재난지원금 등 정부지원정책 효과와 가구간 이전소득, 재산소득 등을 제외하고 본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지난해 전국민 재난지원금 효과가 작용했던 2분기를 제외하고는 모든 분기에서 2019년보다 5분위 배율이 악화했다
소득 5분위 배율은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 소득(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을 하위 20%(1분위) 가구 소득으로 나눈 값으로, 작을수록 분배가 양호함을 뜻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인 2017년 1분기 5.35배였던 소득 5분위 배율은 2019년 1분기엔 5.80배로 벌어졌다.
코로나 경제 위기 전인 2019년 2~4분기의 5분위 배율도 정부 출범 전인 2016년 2~4분기에 비해 더 커졌다.
‘최저임금 1만 원’ 공약 달성을 위해 정권 초의 가파른 최저임금 상승 등 분배 정책이 오히려 분배 기능을 악화시킨 점도 무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