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연 : 이창훈 前 공무원연금공단 자금운용단장
● 진행 : 이종우 앵커 (前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한국경제TV <주식경제> 월~금 (10:50~11:40)
Q. 공매도 영향 대형주 하락...향후 전망은?= 시장에서 공매도가 얘기되고 있는데요, 저는 투자하시는 분들이 공매도에 대해서 그렇게 신경을 많이 안 써도 된다고 생각을 해요. 지금 우리 시장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들 규모가 몇 백 조가 됩니다. 그런데 공매도를 해봐야 많이 나왔다고 해도 1조가 안 되죠. 또 일방적으로 공매도를 하는 기관은 하나도 없습니다. 다 롱숏이거든요. 어딘가를 팔면 어딘가를 사요. 외국인도 마찬가지예요. 대부분 롱숏입니다. 아주 제한적인 행동주의 펀드들이 타겟팅해서 공매도를 하는 경우가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없다고 보는 게 맞고요. 그래서 우리가 공매도를 시작했던 첫 날 지수가 빠진 이유가 꼭 공매도 때문이라고만 보지는 않아요. 글로벌 증시가 다 약했거든요. 오히려 공매도가 갖고 있는 순교정 기능이 있어요. 가격을 제자리에 찾게 해주거든요. 주식 시장의 가장 큰 기능 중에 하나가 프라이싱입니다. 그걸 통해서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도록 하는 게 큰 의미가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 공매도가 효과가 있어요. 그래서 공매도 재개 첫 날을 보시면 삼성전자, 현대차는 올라갔잖아요? 그리고 바이오 주식이 빠졌죠. 신풍제약, 씨젠 이런 종목이 많이 빠졌다고 하는데 신풍제약과 같은 주식은 몇 천 원에서 20만 원까지 갔었죠. 제가 보기에는 공매도를 제일 싫어하는 쪽은 작전 세력입니다. 그 외에는 사실 별로 상관이 없어요. 그래서 공매도에 너무 연연하실 필요는 없다, 이렇게 말씀드리고요. 큰 흐름을 보시는 게 더 낫습니다.
Q. 공매도가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 시장은 굉장히 합리적이고 효율적이어야 하는데 공매도를 보면 약간 정치 행위처럼 보이잖아요. 또 우리나라에는 실질적으로 공매도가 없어요. 공매도의 의미는 숏세일인데 우리나라에는 숏세일이 존재하지 않아요. 없는 주식을 팔 순 없어요. 엄밀히 말하면 차입매도예요. 문제가 되는 거는 주식 없이 진짜 공매도를 한 케이스죠. 그런 것들은 이제 강력하게 막아야 됩니다. 그런데 기울어진 운동장 얘기가 많은데 이건 제가 보기에 틀렸습니다. 왜냐하면 개인들은 공매도 시장에 들어가는 걸 무지하게 조심해야 해요. 공매도라는 건 이론적으로 얘기하면 옵션을 매도하는 거예요. 이익은 제한되어있고 손실은 무한대죠. 헷지나 반대 포션을 잡는 경우가 아니면 무지하게 위험한 것이기 때문에 공매도 시장에 개인들이 들어오도록 하는 것에 전 회의적입니다. 결론적으로 공매도에 너무 신경 쓰실 필요는 없습니다.
Q. 공매도 재개, 코스닥 시장 영향은?= 코스닥은 코스피 보다 공매도의 영향을 받긴 했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저는 끝났다고 봐요. 왜냐하면 이미 지수에 선반영되었어요. 공매도를 시작하기 전에 코스닥 150지수가 5% 정도 하락했습니다. 그리고 공매도 이후에 지수가 이틀 밀렸다가 반등했거든요? 잘 보시면 공매도 대상이 된 종목은 밸류에이션이 정말 비싼 주식이에요. 코스닥에 있는 바이오 주식을 보면 대체로 밸류에이션이 비싸잖아요. 그런 것들이 조정되는 과정에 있는 겁니다.
Q. 5월 국내 주식 시장 전망은?
= 그동안 많이 올랐던 것에 대한 조정이 필요한 타임이 된 거죠. 또 유동성 장에서 실적 장세로 넘어가고 있잖아요. 실적장의 초기 국면이죠. 그럼 왜 시장은 못 오르냐? 하나는 많이 올랐기 때문에 쉬어가는 거고요. 또 하나는 우리가 얘기하는 골디락스가 아닌 거죠. 시장에 제일 좋은 것은 뜨뜻미지근한 경제입니다. 그 상태에서 풍부한 유동성이 있으면 주식시장에 제일 좋습니다. 그런데 펀더멘털이 뜨뜻미지근하지 않잖아요. 너무 좋잖아요. 숫자가 강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골디락스 여건이 깨진 거죠. 시장은 고민을 하고 있는 구간에 있습니다.
Q. 예상보다 좋은 실적에도 지수 후퇴...실적 모멘텀 사라졌나?= 크게 보면 지수가 못 오른 건 삼성전자가 못 올라서죠. 그럼 삼성전자나 현대차가 펀더멘털에 문제가 있느냐? 전혀 없죠. 매우 좋고 앞으로도 더 좋아질 겁니다. 그런데 주가는 왜 못 오르냐? 한국의 대표 주식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우리나라가 MSCI 이머징 지수에 들어가있어요. 제가 보기에는 개인투자자들이 목소리를 내려면 공매도 보다 MSCI 선진국 지수에 들어가자는 얘기를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글로벌 큰 자금의 흐름은 거의 다 MSCI를 따라서 움직입니다. 물론 유럽계 일부는 FTSC(Financial Times Stock Exchange)를 따라 움직이고 있지만 그건 규모가 작고, 큰 자금의 흐름은 거의 MSCI 지수에 따라 움직입니다. 안타깝게도 저희는 이머징 지수에 포함되어있습니다. 말이 안 되거든요? 왜냐하면 우리나라 경제 규모가 세계 10위권 안에 들어가요. 포르투갈과 같은 나라도 선진국 지수에 들어가 있는데 우리나라가 못 들어간다? 말이 안 돼요. 이런 것들이야말로 제가 보기엔 정책적으로 다뤄져야 하는 거죠. 지금 글로벌 펀드의 흐름이 어떤지 봐야합니다. 연초에 미국의 시장 금리가 많이 올랐습니다. 또 국가별로 백신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어요. 미국은 7월 달에는 코로나로부터 거의 극복한다는 거 아닙니까. 유럽도 제가 보기에는 극복하는 속도가 빠릅니다. 대신 이머징 국가는 아직 선진국과 한참 격차가 벌어져 있습니다. 미국의 금리가 올라가는 과정에서는 자금 스필오버가 잘 안 돼요. 자금이 이머징 쪽으로 잘 안 넘어갑니다. 더군다나 코로나 백신의 격차가 벌어졌죠. 그래서 지금 자금은 선진국 시장 중심으로 돌고 있습니다. 미국이 약간 조정받는 듯하면 유럽 시장이 강해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누구하고 같이 취급받냐? 브라질이나 인도, 터키입니다. 말이 안 돼요. 이머징 쪽에서 자금이 빠지면 어디부터 파느냐? 한국부터 팔아요. 잘 팔리기 때문입니다. 한국을 팔면 대표적으로 삼성전자, 현대차를 파는 겁니다. 삼성전자, 현대차 입장에선 억울한 거죠. 그런데 저는 궁극적으로는 펀더멘탈이 이런 모든 것을 이긴다고 보기 때문에 여건이 마련되면 한국에 돈이 많이 들어올 것이라고 봅니다. 돈이 들어오면 삼성전자나 현대차를 사겠죠.
Q. 옐런, 금리인상 시사...국내 증시 영향은?= 옐런의 금리인상 발언은 의도적이었다고 봐요. 그렇다고 연내에 Fed가 테이퍼링을 하고 긴축으로 돌아서지는 않을 겁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옐런은 FRB 의장을 두 번이나 한 사람입니다. 너무나 시장을 잘 알죠. 지금 미국 경제를 보면 너무 좋아서 사실 좀 걱정이 돼요. 성장률이 올해 7%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CPI도 많이 올랐잖아요. 실질적으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소비자물가가 많이 올랐습니다. 경제가 과열인 거죠. 더군다나 주식시장도 우리만 빌빌거렸지 미국 시장은 최고치를 계속 경신했습니다. 그러니까 좀 천천히 가라, 과열되지 말라는 견제구를 날렸다고 봐요. 날렸다가 또 아니라고 얘기하고. 이게 말로 시장에 개입하는 전형적인 포워드 가이던스잖아요? 의도가 있는 발언이었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그것 때문에 시장이 무너지고 당장 금리를 올릴 건 아닙니다. 현직 FRB의장인 파월이 직접 얘기하면 부담스럽죠. 그렇게 큰 이슈는 아니라고 봅니다.
Q. 美 국채금리 진단과 전망은?
= 점진적으로 올라갈 것입니다. 시장을 해칠 만큼 급격하진 않을 거고요. 시장이 흔들리면 사람들의 심리는 안전 자산 쪽으로 갑니다. 대표적인 안전 자산은 미국의 국채입니다. 그런 맥락 때문에 옐런의 발언에도 그렇게 시장이 동요하지 않았던 겁니다.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잘 알았던 것 같습니다. 지난번 美 10년물 국채금리가 1.7%를 찍었는데 올해 내에 다시 넘을 수 있다고 봅니다. 궁극적으로는 2%를 한번 넘어가지 않을까 보고요. 그때쯤 가면 아마 테이퍼링 이야기들이 실제 액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의 Fed는 절대로 시장보다 먼저 가는 법이 없습니다. 대체적으로 구두 개입 등으로 시장이 알아서 어느 방향으로 가도록 유도를 하죠. 그래서 시장이 이 정도 되었으면 테이퍼링도 하고 금리도 올려야하는 거 아니냐고 했을 때야 Fed가 금리를 올리잖아요. 지금의 경제성장률이나 물가상승 속도로 보면 금리는 충분히 1.7%를 넘어갈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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