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첫 비트코인 ETF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상품이 규제 당국의 결정을 더 기다리게 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반에크 비트코인 상장지수 펀드(ETF)의 승인 여부 결정을 6월로 미루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 상품의 승인 여부는 원래 다음달 초까지 결정해야 한다. SEC는 통상 신청일로부터 45일 동안 거래 승인 여부를 검토하는데 반에크 비트코인 ETF의 경우 5월 3일 검토 기간이 끝난다.
2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SEC는 "규정 변경 제안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검토하기 위해 더 오랜 기간을 지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반에크를 포함한 여러 금융사가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는 ETF 승인을 신청했지만 아직 SEC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한 상태다. 반에크 외에 피델리티도 지난달 자체 비트코인 ETF 출시를 신청한 바 있다.
그러나 가상화폐 업계에서는 최근 게리 겐슬러가 SEC 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올해 안에 비트코인 ETF가 승인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블룸버그 역시 10년 가까이 노력한 끝에 SEC가 올해 비트코인 ETF 출시를 최종 승인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장밋빛 전망 중심에는 게리 겐슬러 신임 위원장이 있다. 겐슬러 위원장은 전임자 제이 클레이튼에 비해 암호화폐에 대해 더 개방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또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디지털 화폐와 블록체인 관련 강의를 하는 등 가상화폐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다만 겐슬러 위원장 역시 지난달 미 상원 금융위 청문회에 출석해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는 결제와 `금융 포용(financial inclusion)`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지만 이와 동시에 투자자 보호 문제도 제기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캐나다에서 세계 최초의 비트코인 ETF가 출시됐다. 그러나 미국 시장과는 그 무게감이 사뭇 다르다. 미국이 비트코인 ETF를 승인하면 가상화폐 시장에는 역대급 호재가 될 수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 자산으로 공식 인정하면 더 많은 투자금이 흘러들어오는 건 시간 문제다.
비트코인 ETF는 비트코인 가격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장지수 펀드로, 주식처럼 쉽게 사고 팔 수 있다.
한편 1년 전만해도 개당 1만달러도 안 되던 비트코인은 이달 중순 6만3000달러대까지 사상 최고치를 찍은 후 우리시간으로 29일 오전 9시30분 현재 5만4000달러대에서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