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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잉카' 공개 1년…UAM에 진심인 현대차 [배성재의 Fact-tory]

이지윤 카이스트 교수 사외이사 선임
"국내 첫 美 항법학회 이사 선출 전문가"
미래 먹거리로 UAM 콕 집은 현대차
'우왕좌왕' 경쟁사 비해 장점 두드러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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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t-tory는 산업(Factory) 속 사실(Fact)과 이야기(Story)들을 다룹니다. 곱씹는 재미가 있는 취재 후기를 텍스트로 전달드리겠습니다.》
CES 2020에 전시되어 있는 현대차의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Urban Air Mobility) 콘셉트 버전 `S-A1`
지난 24일 현대자동차에 첫 여성 사외이사가 선임됐습니다. 이지윤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부교수가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2019년 신재원 사장, 올해 2월 벤 다이어친 최고기술책임자(CTO)에 이은 현대차그룹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 분야의 세 번째 임원급 영입이었습니다.

어느덧 현대차가 2020년 1월 미국 CES에서 첫 UAM을 공개한지도 꼬박 1년이 지났습니다. 이색적인 기체 모양만큼이나 먼 미래처럼 느껴졌던 현대차의 UAM 사업에도 1년간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해외에서는 아우디나 도요타 등 완성차 기업, 항공기업 등의 UAM 사업 참여가 더 활발해졌고, 국내에서는 `K-UAM 로드맵`이 등장하기도 했죠. 이번 주 Fact-tory에서는 지난 1년간 UAM 산업 전반과 현대차그룹의 UAM 사업이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참고기사: https://bit.ly/3rpZjRj
"크고 기괴하다"…아파트 2층 높이 `도심형항공기` 실물 후기 [배성재의 Fact-tory] (2020년 1월 8일자)

● 미래 먹거리로 UAM 찍은 현대차…인재 `폭풍 영입`
먼저 그간 현대차 UAM 사업에 있었던 일들 짚어보겠습니다. 가장 굵직했던 일로는 12월에 열렸던 `CEO 인베스터 데이`를 꼽을 수 있겠습니다. 이 행사를 통해 UAM은 현대차그룹의 4대 미래사업으로 선정되면서 그룹의 확실한 주력 사업으로 떠올랐습니다. 2028년에는 완전 전동화 UAM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는 것도 이때 발표됐습니다. 2019년 9월 ‘UAM 사업부’를 신설하면서 영입한 미국 항공우주국 항공연구총괄본부장 출신 신재원 박사도 곧장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최근 영입한 인재들도 화려한 면면을 자랑합니다. 앞서 언급한 벤 다이어친 CTO만 해도 `민간 항공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다이어친 CTO는 항공우주 산업 스타트업 회사인 오프너(Opener)에서 CEO를 역임한 바 있습니다. 오프너 홈페이지 소개 글에 따르면 이 회사는 "무공해 3차원 모빌리티로 교통 체증 없는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겠다"라는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2020년 CES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상상 속 UAM의 모습을 현실화해 한 차원 높은 삶의 경험을 제공하겠다"라고 말한 점과 겹치죠. 다이어친 CTO 본인은 최초의 민간 유인 우주선인 `스페이스쉽원(SpaceShipOne)`을 개발하기도 했고, 수직이착륙(eVTOL) 개인 전기 항공기인 `블랙플라이(BlackFly)`를 만든 당사자기도 합니다.

이지윤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부교수도 뛰어난 이력을 자랑합니다. 이 부교수는 자율 무인 시스템에 필수적인 `항법 무결성 아키텍처 설계` 분야 세계적인 권위자입니다. 현대차 측은 주총을 통해 "이 부교수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항공우주공학 분야 전문가"라며 "2019년 국내 교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항법학회 이사로 선출됐던 전문가"라고 소개했습니다. 이 밖에도 한국 항공우주학회의 첫 번째 여성 이사로도 활동 중입니다.

이번 달엔 현대차그룹의 UAM 미국 현지법인 출범설도 나왔습니다. 올 상반기 미국 워싱턴 D.C.에 UAM 사업을 전담할 미국 현지법인을 출범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현대차 외에도 기아차와 현대모비스 등 그룹사들의 투자도 예상됩니다. 2030년에는 UAM 완전 상용화를 시작하겠다는 현대차의 목표가 상당히 진심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지난 2월 현대차가 영입한 벤 다이어친 도심항공모빌리티(UAM)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왼쪽). 24일 주주총회에서 현대차 사외이사로 선임된 이지윤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 부교수(오른쪽). 사진제공: 현대차그룹

● `제 2의 테슬라` 中 UAM 기업 이항의 추락
현대차의 행보는 UAM 사업을 영위 중인 일부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하면 더 두드러집니다. 대표적인 예가 올 초 `서학개미`들을 울렸던 중국의 자율항공기(AAV) 제조회사 이항입니다. 이항은 2014년 창립 이후 무인항공기 산업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2019년 나스닥에 상장하는 등 승승장구해왔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진행된 `UAM 실증행사`에서 실제 드론을 선보인 업체기도 합니다. 당시 이항이 개발한 2인승 기체 EH216는 쌀가마를 싣고 약 7분 동안 여의도 일대 상공을 비행하며 기술력을 입증했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투자정보업체 울프팩리서치가 `이항: 급락이 예정된 주가 급등(EHang: A Stock Promotion Destined to Crash and Burn)`이라는 보고서를 내면서 분위기가 급변했습니다. 울프팩리서치는 보고서에서 "이항은 사기(sham)"라며, 이항의 창고와 공장 등이 비어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2월 12일 129.8 달러 고점까지 찍었던 이항의 주가는 보고서가 나온 2월 16일 이후 최저 44.84 달러까지 내려앉았습니다. 곧장 화지 후 이항 회장이 반박문을 내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3월 26일 현재까지도 이항 주가는 35.99 달러, 아직까지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GM과 도요타, FCA 등 완성차 업체들도 UAM 시장 진출을 선언 중입니다. 산업조사 전문 기관인 `씨에치오 얼라이언스(CHO Alliance)`에 따르면, 아우디, 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우버 등 플랫폼 기업, 보잉 등 항공기 업체들도 PAV 제조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맺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차와는 달리 지분투자 혹은 기체 공급사를 끼고 진행 중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UAM시장에 자체 브랜드로 참여하고 있는 자동차 회사는 현대차가 유일하다는 겁니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26년부터 현대차는 자체 eVTOL(전기 수직 이착륙기)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현대차는) 화물 운송용 기체를 시작으로 2028년에는 에어택시 서비스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글로벌 투자정보업체 울프팩리서치가 현지시각 2월 16일 발간한 `이항: 급락이 예정된 주가 급등 (EHang: A Stock Promotion Destined to Crash and Burn)` 보고서 1면.

● "비행기 타러 강남에서 비행기 탑니다"
정부도 지원에 나섰습니다. 작년 6월 나온 K-UAM 로드맵이 대표적입니다. 로드맵에 따르면 2025년엔 UAM 상용화를 시작해 2030년엔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설 것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로드맵에는 공항셔틀 상용화를 대비해 서울 시내의 코엑스에서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을 연결하는 실증 노선까지 등장했습니다. 이 밖에도 3주 전인 3월 5일에는 항공제조업계와 미래 신시장에 1,153억 원을 편성·지원하는 `제3차 항공산업발전 기본계획`도 나왔습니다.

현대차는 UAM 기체 양산에 앞서 중형급 화물 운송용 무인 항공기(UAS)를 개발할 예정입니다. 2026년까지 UAS를 출시, 운행하면서 사람이 탑승할 UAM 기술 노하우를 얻겠다는 겁니다. K-UAM과 합쳐서 보면 적어도 늦어도 5년 뒤인 2026년에는 전기로 추진되는 소형 항공기들이 도심을 날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 10월 신재원 사장은 한국경제TV와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 주요 OEM과 스타트업 기업들이 개발하고 있는 UAM 콘셉트만 200개가 넘는다"면서 "10년 뒤에는 UAM을 타는 생활이 당연하게 여겨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비행기를 타러 비행기를 타는, 재밌는 상상을 해봅니다.

UAM 주요업체 동향 (자료: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로드맵. 2020년 6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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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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