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작된 지 약 2주 만에 우선접종 대상자의 과반이 1차 백신을 맞은 가운데 내달부터 만 65세 이상 고령층도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가 총 2번 맞아야 하는 백신의 2차 접종용 비축분도 1차 접종에 미리 사용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음에 따라 앞으로 백신접종 속도는 한층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까지 총 44만6천941명이 백신을 맞았다.
전날 기준 우선접종 대상자 77만5천601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57.6%가 1차 접종을 마친 셈이다.
국내 인구(5천200만명) 대비 접종률은 아직 0.85% 수준이지만 정부가 백신 조기 공급 노력과 함께 접종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어서 접종률은 빠르게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당장 질병관리청은 이날 오전 8시 50분께 만 65세 이상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 여부 등에 대한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최종 심의 결과를 발표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접종 효과` 논란 속에 만 65세 이상을 우선접종 대상에서 제외했던 독일·스웨덴·벨기에 등 유럽 국가들이 속속 `허용`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우리나라도 접종을 승인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지난주 열린 방역당국과 전문가 간 회의에서도 만 65세 이상에 대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허용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최종 허용 결정이 날 경우 접종이 보류됐던 요양병원·요양시설의 65세 이상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 약 37만명이 이르면 이달부터 접종을 받게 된다.
다만 아직 65세 이상 고령층 전체에 접종할 백신 물량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만 75세 이상 등 고령자부터 순차적으로 백신을 접종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지난 1월 발표한 `코로나19 예방접종 계획`을 통해 고령자부터 순차 접종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당시에도 만 62세 이상 접종 대상 중 75세 이상이 먼저 접종을 받는 것으로 계획이 수립됐다.
현재 만 65세 이상은 약 850만명이다. 구체적으로는 ▲ 만 80세 이상 200만명 ▲ 만 75∼79세 160만명 ▲ 만 70∼74세 210만명 ▲ 만 65∼69세 280만명이다.
백신 공급현황을 보면 아스트라제네카사와 개별 협상을 통해 확보한 1천만명분 가운데 지난달 1차로 도입된 78만5천명분(157만회분)은 1분기 접종 대상자에게 돌아갔다. 2차분 350만명분은 5월 말에 도입된다.
이와 별개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코백스 퍼실리티`(백신 공동구매 국제프로젝트)를 통해서도 공급되는데 3월 중 34만5천명분(69만회분), 4∼5월에 70만5천명분(141만회분)이 들어올 예정이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제약사와 직접 계약한 물량 1천300만명분 중 50만명분이 이달 넷째 주와 다섯째 주에 각 25만명분(50만회분)씩 우선 들어오고, 2분기에 300만명분이 공급된다.
백신이 일정대로 도입되긴 하지만 3∼4월 물량은 그리 많지 않은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2차 접종을 위해 비축 중인 백신을 다른 대상자의 1차 접종에 사용하는 방법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2차 접종용 비축분을 새로운 대상자에 투입하면 단기에 접종자 수 자체가 늘어나게 된다. 2회차 접종이 최소 두 달 이후에 시행되므로 그사이 백신 물량을 추가로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게 당국의 계산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