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재난지원금을 담은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안이 `슈퍼 추경`이 확실시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두텁고 폭넓게` 지급하기로 방향을 잡았기 때문이다.
당정은 3월 지급을 위해 지원 대상과 지급액, 추경 규모에 대한 협의를 서두르고 있어 금주 중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초점은 추경 규모가 얼마나 커지느냐다. 당정은 고무줄 게임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재정건전성을 들어 12조원 수준으로 묶으려 하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0조원대로 늘리려 하고 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저소득층의 고통을 앞세운 여당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최근 나온 1월 고용동향과 작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는 여당의 주장에 명분을 더하고 있다.
4차 재난지원금을 우선 선별 지급하는 쪽으로 교통정리 한 문재인 대통령은 지원 원칙도 명확히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간담회에서 "최대한 넓고 두텁게 지원돼야 하며 사각지대가 최소화되는 재해 지원책이 돼야 한다"고 했다.
지난 1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1월 실업자가 100만명에 육박한 것과 관련 "4차 재난지원금 추경에 고용 위기 상황을 타개할 일자리 예산을 충분히 포함해 달라"고 주문했다.
따라서 4차 재난지원금은 정부의 거리두기 강제에 의한 피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저소득 취약계층에 대해 넓고 두터운 지원 외에 일자리 예산을 포함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사각지대를 최소화한 폭넓은 지원과 피해 보상에 도움이 되는 두터운 지원을 재난지원금 편성 원칙으로 제시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번 4차 재난지원금을 선거용 매표 행위라고 비판하지만, 여당은 국민의 고통을 줄이기 위한 구제책이라고 일축한다. 이번에는 단순 위로금이 아닌 피해 업종에 실질적 손실보상이 되게 하겠다는 입장이다.
3차 재난지원금은 총액 9조3천억원 가운데 피해 업종 직접 지원은 5조1천억원으로 최소 100만원에서 최대 300만원까지 지급됐다. 이를 두 배로 하면 당장 10조원이 넘는다. 여기에 일반업종의 매출기준을 4억원에서 10조원으로 높이고, 종업원 수 기준도 완화하면 지원 대상은 대폭 증가한다.
3차 때는 특수형태근로자·프리랜서 등 고용 취약계층 87만명에게 5천억원. 일반 소상공인·중소기업 업주 26만명에게 1조원, 근로자·실직자 102만명의 긴급 고용안정 지원에 1조6천억원, 취약계층 57만명의 사회안전망 보강에 3천억원이 각각 지원됐는데 4차에서는 이 부분 예산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직접지원 대상에 노점상이나 플랫폼 노동자가 포함되면 예산 규모는 더 커진다.
4차 재난지원금에는 대통령이 특별 지시한 일자리 예산에 백신 추가 구입비 등 방역 비용도 추가될 수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렇게 될 경우 전체 추경 규모는 20조원이 훌쩍 넘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지난 17일 TBS 라디오에 출연해 "최소한 20조원 이상은 필요하다"고 했다. 김두관 의원도 20조원 이상은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 쪽에서 나온 구체적 방안은 아직 없다. 정치권에서는 정부가 애초 제시했던 12조원에서 15조원까지 규모를 늘렸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여당 지도부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