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이 모두가 아닌 일부에게만 접종될 경우 치명적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진단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베른대 전염병학자인 엠마 호드크로프트는 "모든 이가 면역을 갖추면 돌아다니는 바이러스가 거의 없어지고 바이러스가 적응할 수도 없게 된다"고 말했다. 반대로 모두가 면역이 안된 상태여도 바이러스가 진화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그는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만 백신 접종을 받은 상황, 즉 수많은 바이러스가 돌아다니는 동시에 일부만 면역이 된 `중간 구역`이 바로 위험한 지점"이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새로운 변이가 나타나 백신 및 치료제 효용을 떨어뜨리고, 완치자 재감염 가능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를 최소화하려면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면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등 확산 억제책을 동원하는 게 핵심이라고 권고했다.
감염병 전문가 리처드 레셀은 이같은 상황에서 "더많은 변이가 등장할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바이러스가 인체를 감염시키면 수많은 복제가 나오는데, 이 과정에서 유전자 코드에 발생한 오류가 변이 바이러스로 등장한다. 변이 등장은 단순한 수학의 영역이라는 게 WSJ의 설명이다. 전염이 많이 될수록 변이가 많아지고, 위험한 변이가 자리잡을 가능성도 커진다는 것이다.
특히 부분 면역 상태의 또다른 문제는 변이의 위력이 갈수록 세지는 경향을 보인다. WSJ은 이른바 `선택 압박`(selective pressure)이라고 불리는 현상으로, 실제로 남아공에서 재감염 의심 사례가 유독 많이 보고된다는 게 그 근거라고 짚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20여종의 변이가 발생한 영국에선 장기간 혈청 치료를 받아온 한 코로나19 환자에서 진화한 변이가 발견됐으며, 이는 항체에 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