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록적인 한파로 전력 부족 사태가 발생하면서 미국 현지에 있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속속 공장 가동을 멈췄다.
17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한국시간 기준 이날 새벽부터 전력공급이 중단돼 공장 가동이 멈춘 상태다.
오스틴 공장이 가동을 멈춘 것은 1998년 공장 설립 이후 처음이다. 현재 공장은 전력 공급이 복구될 때까지 대기하는 중이며, 아직 전력 공급 재개 시점을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은 14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기술을 기반으로 IT 기기용 전력 반도체 제품과 통신용 반도체를 주로 생산한다. 나노미터 단위로 이뤄지는 반도체 미세공정의 특성상 단기간의 정전도 제품을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는데, 일각에서는 이번 정전사고로 수천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정전 사태로 삼성전자 뿐 아니라 인근에 있는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 인피니언도 라인 가동을 중단했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반도체 부족으로 감산까지 하는 상황인데, 업계에서는 이번 미국 정전 사태가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 상황을 더 악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NN방송은 16일(현지시간)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 분석 자료를 인용해 기록적인 한파로 본토 48개주(州) 전체 면적 가운데 73%가 눈에 쌓였고, 한파로 숨진 사람은 현재까지 최소 15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텍사스, 오리건, 켄터키, 웨스트버지니아, 버지니아 등 18개주 550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겼고, 이 중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있는 텍사스주 정전 가구는 430만 가구로 피해가 가장 컸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