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용대출을 강도 높게 조일 것이라는 소식에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달 가계빚이 7조6천억원 늘었다.
올해 3월안으로 신용대출로 일정 금액 이상을 빌릴 때 이자는 물론 원금까지 함께 갚아야 하는 원금분할상환제도가 추진되면서 대출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1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월 중 은행 가계대출은 996조4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에 비해 7조6천억원 늘어난 것으로, 1월 증가액만 비교한다면 속보 작성 이후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은행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5조원 늘었다.
한은은 지난해 11월부터 연말까지 전국적인 주택 매매거래가 늘어났고, 이에 따른 대출수요가 2~3달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개인신용대출을 포함하는 기타대출은 주택거래와 주식투자 관련 자금수요 영향으로 2조6천억원 대폭 확대됐다.
윤옥자 한국은행 시장총괄팀 과장은 "일부 시중은행들이 대출관리 등으로 주력신용대출 상품을 연초 일부 재개했고, 향후 규제강화 등을 우려해 일부 미리 받으려는 수요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1월 은행 기업대출은 986조3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에 비해 10조원 증가 전환했다.
대기업대출은 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등으로 (-5.0조원→+3.3조원) 증가세로 돌아섰다.
중소기업대출 역시 은행과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과 1월 부가가치세 납부를 위한 자금수요 등으로 (-0.6조원→+6.6조원) 대폭 증가했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과장은 "통상 1월은 주택거래 비수기인데다 연말연초 상여금이 들어오면서 대출수요가 적은 달이지만 올해의 경우 1월 대출이 대폭 늘었다"며 "주택자금과 주식투자, 코로나19 생활자금 대출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기에 대출 증가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