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구매할 때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향후 테슬라가 채택할 비트코인 결제 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현지시간 9일 가상화폐 전문가들을 인용해 테슬라가 제3의 중개 기관을 통해 소비자의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거나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2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우선 현재 시스템에서 테슬라가 비트코인 결제를 도입하는 손쉬운 방법 가운데 하나는 중개 업체를 끼는 것이다.
이는 고객이 자신의 전자지갑에서 비트코인을 꺼내 제3의 결제기관에서 달러로 전환한 뒤 테슬라 차를 사는 방식이다.
AT&T와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이미 중개업체 `비트페이`를 중간에 두고 비트코인 대금 결제를 허용하고 있다.
테슬라가 중개 기관을 통하지 않고 직접 비트코인 결제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는 전망도 유력하게 제기된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 투자에 의욕을 보이는 데다 테슬라가 비트코인 결제 인프라를 구축할 기술적 전문성을 갖췄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문제는 비트코인 자체의 가치 변동성에 있다.
비트코인이 안정된 가치를 가진 화폐로서 작동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현재 시장 참가자들 대다수는 비트코인을 투자 상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따라서 가격 급등락 등 변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비트코인 결제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암호화폐 소프트웨어 업체 토큰소프트 최고경영자(CEO) 메이슨 보다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테슬라 차를 살 때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는 것을 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보다는 2016년 비트코인 중개 결제기관을 통해 테슬라 모델3(쓰리)를 구매했는데, 당시 비트코인 1개 가격은 400달러(44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현재 5만달러(5천567만원) 돌파 여부가 관심을 끌 정도로 가치가 급상승했다.
로이터통신은 보다가 당시 13만달러(1억4천만원)에 해당하는 비트코인으로 전기차를 구매했지만, 비트코인을 그대로 뒀다면 현재 그 가치는 1천400만달러(155억원) 이상이라고 전했다.
보다는 "자신이 가진 비트코인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면 비트코인으로 물건을 구매한다는 신기함은 금방 사라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테슬라가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더라도 변동성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가상화폐 투자분석업체 코인쉐어스의 대니 마스터스 대표는 테슬라가 비트코인과 달러 간 적정 가치를 매기는 일종의 환율 시스템을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고려해 고객이 전기차 결제 대금으로 지불한 비트코인을 당장 현금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고객으로부터 비트코인을 받은 뒤 투자 자산으로 묶어둘 수도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