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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사고 포드 팔아라" 전기차 전략이 갈랐다 [배성재의 Fact-tory]

모건스탠리 "포드보다 GM 높이 평가"
4일 포드, 2025년까지 32조 원 투자 맞불
판매량 아닌 전기차 전략으로 판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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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사고 포드 팔아라" 전기차 전략이 갈랐다 [배성재의 Fact-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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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t-tory는 산업(Factory) 속 사실(Fact)과 이야기(Story)들을 다룹니다. 곱씹는 재미가 있는 텍스트를 전달드리겠습니다.》
2021 CES 에서 얼티움 배터리 플랫폼을 설명하고 있는 메이 카이(Mei Cai) 랩 그룹 매니저
지난주 미국의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포드(Ford)보다 GM을 더 높게 평가한다"라는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수석 애널리스트 아담 조나스는 "GM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로, 포드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도`로 변경했다"면서, "GM의 전기차 전략을 더 높게 평가한다"라고 썼습니다. 지난해 11월 말에도 아담 조나스는 "포드의 (전기차) 전략이 완전히 명확하다고 할 수 없다"라며 부정적인 보고서를 낸 바 있습니다.

미국 자동차 회사 1위와 2위, 전 세계 자동차 회사 7위와 11위, 역사만 100년이 넘는 자동차 `공룡`. 다른 점 보단 같은 점이 많아보이는 GM과 포드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 건 다름 아닌 전기차 전략 때문이었습니다.

● GM "2035년부터는 전기차 회사…투자만 30조"
GM은 작년 말 전동화·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5년 내로 무려 30조 원을 투자할 것을 밝혔습니다. 협력도 활발합니다. 지난달에는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Cruise)`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약 2조 원(20억 달러)을 투자하며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사 `얼티움 셀즈(Ultium Cells)`는 오하이오에 벌써 첫 공장을 짓고 본격적인 생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올해 CES에서는 전기차 전용 엠블럼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GM이 엠블럼을 바꾼 건 무려 50년 만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후변화 대응책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한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에는 `철의 여인`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섰습니다. 메리 바라 CEO는 "휘발유와 디젤 엔진 등 내연기관차 생산을 2035년 이후 아예 중단한다"라는 성명을 냈습니다.

그동안 내연기관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왔던 GM이 급진적인 발표를 쏟아내자 시장도 반응했습니다. 메리 바라 CEO의 성명 이후 2월 5일 현재까지 GM의 주가는 9.7%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GM의 전기차 전략은 벌써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2021 CES 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는 메리 바라(Mary Barra) GM 회장 겸 CEO. GM은 CES에서 전기차 전용 엠블럼을 공개했다. 사진제공: GM
● "우리도 30조 투자"…`전기차 올인` 선언한 포드
이에 반해 포드의 전기차 전략은 GM에 비해 다소 부족한 것으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포드 측이 2018년 밝힌 전기차 개발 투자 규모는 2022년까지 115억 달러, 우리 돈 13조 원 규모입니다. 30조 원을 외친 GM의 절반 수준이고, 기간도 짧습니다. 자체 개발 전기차 `머스탱 마하-E 일렉트릭`은 이제 본격적인 판매 궤도에 올랐고, 인기 모델인 F-150 픽업트럭의 전기차 모델도 연말에야 모습을 드러낼 예정입니다. 그나마 2019년 `리비안 오토모티브`에 약 5천억 원(5억 달러)을 투자한 점 정도가 포드의 전기차 투자 중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자극을 받은 탓일까요. 짐 팔리 포드 CEO는 현지시각 4일 열린 어닝콜에서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투자를 약 32조 원(290억 달러)으로 늘리겠다"라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습니다. 기간도 GM과 같이 2025년까지로 늘려, 경쟁사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습니다. 추가적으로 "커넥티드 전기차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2023년부터 모든 포드의 차량에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탑재하는 계획도 내놨습니다. 해당 소식을 전한 CNBC는 "이번 투자 증가는 포드의 능력에 대해 불안해하는 월가의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한 것"이라는 촌평을 달았습니다.
포드 첫 자체 개발 전기차 `머스탱 마하-E 일렉트릭`. 사진출처: 포드
● 판매량 아닌 전략으로 평가받는 시대
자동차 산업은 그야말로 전기차 격변기를 맞았습니다. 테슬라가 전 세계 자동차 회사 시총 1위에 올라선 지도 벌써 반년이 넘었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고작 50만 대를 판매한 테슬라의 시총이 860만 대를 판매한 도요타보다 무려 3배나 높습니다.

자동차 회사들의 주가는 더 이상 자동차 판매량으로 평가받지 않습니다. JP모건은 포드 주가에 대한 평가에서 "내연기관차 판매량은 앞으로 줄여나갈 리스크로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자동차 `공룡`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습니다. 다임러 AG는 2022년까지, 폭스바겐 그룹도 2030년까지 전 차종을 전기화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볼보는 이미 2019년부터 내연기관차 생산을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현대자동차도 올해부터 신규 디젤 엔진 개발을 중단했습니다.

전동화 전략과 대규모 투자도 속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전기차 전략에 따라 주가가 요동치는 일도 잦아졌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기차 관련주 과열에 대해 "1990년대 말 `닷컴 버블`이 연상된다"라는 경고 논평을 냈습니다. 실제로 포드가 4일 발표한 연간 전체 순손실 약 1조 5천억 원(13억 달러)이라는 실적은 전기차 투자 발표에 가려졌습니다. 포드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 3%, 장 시작 후 1.52%가 올랐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관건은 `계획들을 얼마나 실현할 수 있느냐`가 될 전망입니다. 특히 기존 자동차 `공룡`들은 내연기관 공장 구조조정, 직원 정리해고, 기존 협력업체 교체 여부 등으로 투자자들의 판단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문득 글로벌 GM의 전기차 전략에서 쏙 빠진 한국GM, 르노 그룹의 `르놀루션(RENAULUTION)` 발표 후 정리해고에 들어간 르노삼성의 현주소가 상당히 심각하다는 것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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