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가 차량용 반도체를 구하지 못해 한국 부평을 비롯한 전 세계 조립공장 4곳에서 감산에 들어간다.
현지시간 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GM은 오는 8일부터 미국 캔자스주 페어팩스, 캐나다 온타리오주 잉거솔, 멕시코 산루이스 포토시에서 차량 생산을 완전히 중단한다고 밝혔다. 한국 부평 2공장은 다음주 생산량을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GM은 이번 조치로 줄어드는 생산량이 구체적으로 몇 대인지 밝히지 않았으나, 자동차 생산 예측업체인 오토포캐스트 솔루션은 다음주 GM의 총 감산량이 1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감산의 영향을 받는 차종은 쉐보레 말리부, 캐딜락 XT4, 쉐보레 이쿼녹스와 트랙스, GMC 터레인, 뷰익 앙코르 등이다.
데이비드 바나스 GM 대변인은 로이터에 "반도체 부족이 2021년 GM의 생산에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반도체 공급은 매우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공급 부족의 영향을 받은 회사는 GM뿐만이 아니다.
폴크스바겐, 포드, 스바루, 도요타, 닛산,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주요 자동차회사들이 이미 감산을 결정한 바 있다.
마즈다도 이날 반도체 부족으로 2월과 3월 글로벌 생산량을 총 3만4천대 감축한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의 조사 결과 반도체 부족으로 1분기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이 당초 예상보다 67만2천대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전체로는 감산 규모가 96만4천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 업계가 반도체 부족에 시달리는 것은 작년 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수요가 줄면서 반도체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줄이고 PC나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제품에 주로 집중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완성차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하면서 자동차 업체들이 생산 증가에 나섰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생산시설 부족 현상이 심화하는 바람에 반도체 수급 불일치가 발생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의 해법을 쥔 것은 대만이라고 로이터가 분석했다.
대만에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를 비롯해 반도체 제조사들이 많기 때문이다.
대만 경제 관료들은 이번주 후반 반도체 회사 대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 측과 원격 회의를 열어 반도체 공급망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로이터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자동차 공장들이 위치한 지역구들을 중심으로 미 상원의원 15명이 백악관에 반도체 부족 대처를 위해 의회와 협력할 것을 전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