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정부가 설 연휴(2월 11∼14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 강화된 방역 기준을 유지한다고 밝히면서,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은 설 대목을 앞두고 매출 감소 등의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정부 지침을 따라온 데 대한 정당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가 나서 현실적인 법제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당구장협회·베이커리비상대책위원회 등 16개 중소상인자영업단체모임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정부의 오후 9시 영업제한 조치가 중소상인·자영업자들의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해달라는 요구를 철저히 외면한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업종별 형평성과 특성을 무시한 무책임한 ‘자영업자 죽이기’ 대책이자 ‘중소상인·자영업자 포기선언’임을 분명히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부는 실제로는 상당수의 집합금지 및 제한업종이 2차, 3차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된 사실은 숨기고 있다”며 “마치 이 업종들이 2차, 3차 재난지원금을 다 받고서도 손실보상의 소급적용을 외치고 있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한당구장협회는 "당구장뿐 아니라 볼링장 등 저녁에 영업하는 실내 체육시설 영업을 실질적으로 불가능하게 하는 처사"라며 "분야별로 위험도를 재평가해 각 상황에 맞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PC카페대책연합회도 입장문을 내고 "PC카페는 1년간 정부를 믿고 빚더미에 앉으며 방역 지침을 따라왔지만, 손실보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헌법에 보장된 재산권을 유린하고 생존권까지 망가뜨리는 정부의 영업규제를 따를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체감경기가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소상공인의 경기체감지수(BSI)가 35.8로 전월 대비 15.8포인트 하락했다.
코로나19 1차 유행기인 지난해 3월(29.7) 이후 10개월 만에 체감경기가 가장 낮아진 것이다.
BSI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호전됐다고 보는 사람이 더 많고, 100 미만이면 악화했다고 보는 사람이 더 많다는 걸 의미한다.
이번 조사는 1월 18~22일 전국 17개 시·도 소상공인 2,400명과 전통시장 상인 1,3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BSI는 지난해 9월 54.9로 떨어졌다가 11월 79.9까지 회복했지만, 12월 51.6으로 급락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1월 업종별 BSI를 보면 수리업이 31.1로 전달보다 28.3포인트 급락했고 부동산업(-22.3포인트), 전문기술사업(-20.6포인트) 등의 하락 폭이 컸다.
지역별 BSI는 세종시가 18.6으로 가장 큰 폭인 47.7포인트 하락했으며, 강원(-26.9포인트), 전북(-19.3포인트). 충남(-18.9포인트) 등 모든 지역에서 떨어졌다.
1월 전통시장 BSI는 33.5로 전월 대비 11.3포인트 하락했다.
소상공인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3월(28.4) 이후 가장 낮았다.
업종별로는 수산물(-16.8포인트), 가정용품(-16.0포인트), 기타소매업·근린 생활 서비스(-15.3포인트), 가공식품(-12.9포인트), 축산물(-12.2포인트) 등의 순으로 하락 폭이 컸다.
지역별로는 제주(-22.3포인트), 광주(-20.6포인트), 세종(-17.4포인트) 등의 순으로 모든 지역에서 하락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