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이 닷컴버블 때와 매우 유사해졌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분석이 나왔다.
24일(현지시간) 제임스 매킨토시 WSJ 선임 칼럼니스트에 따르면 스토리 주식(성장잠재력이 크고 최고경영자(CEO)가 이야기꾼인 종목) 가격이 치솟는 현상 등이 이같은 경고를 의미했다.
일론 머스크 CEO가 이끄는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가 대표적인 스토리 주식 기업이다. 지난해 테슬라는 주가가 여덟 배 뛴 덕에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큰 회사가 됐다.
특히 테마주가 기업공개(IPO)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통해 시장에 쏟아지고 있는 점도 닷컴버블 때와 비슷했다.
신규 상장을 나타내는 르네상스 IPO지수는 지난해 두 배 이상 올랐고, 신규 상장사 중 주가가 극단적으로 출렁이는 종목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SPAC 상장을 한 배터리업체 퀀텀스케이프는 시가총액이 12월에만 세 배 이상 높아진 뒤 반 토막 났다.
WSJ는 "일확천금을 기대하는 주린이(주식초보자)의 아마추어적인 실수로 출렁이는 주가"도 1990년대 후반을 닮았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수혜주인 줌(ZOOM) 비디오 커뮤니케이션과 이름이 비슷한 줌 테크놀로지 주가가 치솟은 게 대표적인 사례다.
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메신저 시그널(Signal)을 쓰자고 트위터로 제안하자 바이오주인 시그널 어드밴스(Signal Advance) 주가가 주당 60센트에서 38.70달러로 오른 적도 있다.
이같은 사례들을 통해 매체는 초보 투자자가 스스로 무엇을 하는지조차 모른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닷컴버블 당시 회사명에 `닷컴(.com)`을 붙이면 주가가 올랐던 것과 비슷한 현상도 보인다고 WSJ는 분석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주가는 올해 전기차 시장에 진출한다는 기대감으로 크게 올랐다. 중국 부동산개발회사인 헝다가 자회사인 헝당헬스의 사명을 헝다신에너지차그룹으로 바꾸자 주가가 급등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저널은 신에너지차 업체 초기 투자자가 주식을 매각하는 흐름도 지목했다.
영국 자산운용사 베일리 기퍼드는 배터리·태양광·전기차 상장 붐과 관련해 "이성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사진=연합뉴스)
